힘센 부처들 '공무원 증원' 숟가락 얹기

소방직·집배원 등 늘린다니…대상도 아니면서 끼어들기

문재인정부가 내년도 국가공무원을 1만여명 증원하면서 현 정부의 주요 증원대상이 아닌 부처들까지 은근슬쩍 증원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전반적 증원규모 확대에 우정사업본부, 경찰청, 교육부, 고용노동부 등 대민서비스 분야가 아닌 부처들까지 증원 혜택을 누린 셈이다. 당초 정부는 공무원 일자리의 경우 가급적 소방직, 집배원등 대민서비스 분야에 한정키로 했으나 실제로는 국세청, 법무부, 공정거래위원회,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 등 일반 부처들의 증원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힘 센' 부처를 중심으로 공무원 증원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어서다. 특히 예년보다 2배 이상 과도한 증원 신청으로, 예전보다 많은 인원을 배치받은 것으로 나타나 증원심의가 제대로 진행됐는지 의구심도 제기된다.

1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49개 부처의 2018년도 증원요구 인원은 5만7613명으로, 올해 증원요구 규모 2만7473명 대비 두배 이상 규모로 확대됐다. 5만7613명 증원요청 가운데 1만875명이 증원되는데 우정사업본부 공무원을 비롯해 경찰, 교사, 소방, 근로감독관 등을 제외한 나머지 부처의 증원이 심상치 않다.

특히 이번에 각 부처에서 증원을 요구한 규모만 봐도 모든 부처가 이번 기회에 자기 부처 공무원을 늘리겠다고 작정한 흔적이 역력하다. 가장 많은 증원을 요청한 곳은 법무부, 국세청, 검찰청 등으로 법무부와 국세청은 예년 대비 많은 수준의 증원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법무부는 내년에 1만589명을 증원해줄 것을 요청, 356명을 추가 배정받게 됐다. 검찰청도 3675명 증원을 요구했고 이 중 92명을 충원한다. 국세청은 5148명의 증원을 요청해 331명을 늘린다. 관세청도 증원 요청한 2119명 중 257명을 충원받게 된다. 해양수산부도 653명 증원 요청에 209명을 충원한 데 이어 환경부는 1020명 충원 요청에 183명을 늘리게 됐다.

실세 부처들의 증원될 공무원 규모는 예년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다. 법무부만 해도 2015년 83명, 2016년에는 36명이 증원됐고 올해 168명이 증원됐음에도 내년에는 356명을 추가로 늘린다. 검찰청도 올해 증원규모 113명에 비하면 적지만 과거 20명 정도 충원한 것과 비교하면 적지 않은 증원을 하게 된다. 국세청은 세수확보에 열을 올리던 2014~2015년에도 30~70명만 늘렸는데 이번에 331명 늘리면서 세수확보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 외에도 의원 출신 장관이 포진한 해양수산부와 국토해양부도 예년보다 2~3배 이상의 증원에 성공하면서 공무원 증원 논란은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1614명의 증원을 신청해 148명을 늘려 2016년 33명, 2017년 75명 늘리던 수준에서 대폭 확대됐다.

예결위 관계자는 "일부 실세 부처라고 불릴 만한 부처를 중심으로 공무원 증원이 이뤄지게 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