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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정상회의] 동아시아 정상 "북핵 규탄"…의장성명에 2년째 포함 유력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14 20:00

수정 2017.11.14 20:00

안보리 결의 이행 촉구도.. 中.러의 입장 변화가 주효.. 文대통령, 한반도 평화 강조 "연대의 힘으로 번영 이루자"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0차 ASEAN+3 정상회담'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 오른쪽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리커창 중국 총리.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0차 ASEAN+3 정상회담'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 오른쪽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리커창 중국 총리. 연합뉴스

【 마닐라(필리핀)=조은효 기자】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지역 정상들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규탄하며 대북제재의 전면 이행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 회원국과 한국.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총 18개국 정상은 14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동아시아정상회의(EAS)를 열어 북한 핵.미사일 문제 등 역내 현안을 논의했다.

■의장성명에 北규탄 2년 연속 포함될 듯

현재 EAS 의장성명 초안에는 "북한의 계속되는 핵과 화학무기 등 대량파괴무기와 탄도미사일 기술 개발을 규탄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파악된다. 또 북한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관련 결의들을 즉각 전면 이행할 것을 촉구하고 EAS 참가국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가 대북결의의 전면적이고 철저한 이행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도 들어가 있다.
EAS 의장성명에 북한규탄이 들어간 건 지난해에 이어 올해가 두번째다. 중국과 러시아가 입장을 누그러뜨린 게 주효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는 북한에 대한 압력 강화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아베 총리는 전날 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아세안+3 등 일련의 정상회의 성명에 북한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명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 중국이 거점을 구축하고 있는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서도 "법의 지배에 근거한 자유롭고 열린 해양질서는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의 초석"이라고 지적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이런 발언은 아베 총리가 내걸고 있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전략'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인도양에서 태평양에 걸쳐 항행의 자유 및 법의 지배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文대통령 "연대의 힘으로 평화.번영 비전 만들자"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마닐라 시내 필리핀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0차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 안보리 결의의 철저한 이행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상황의 안정적 관리를 토대로 평화적인 해결과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구축을 위해 회원국들의 역할을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는 아세안 10개국 정상은 물론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리커창 중국 총리 등 한.중.일 3국 정상급 인사들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20년 전 아시아 외환위기를 극복한 연대의 힘으로 평화, 번영, 발전의 동아시아 공동체 비전을 만들어내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아세안+3가 역내 구성원들의 삶을 돌보는 동아시아공동체 실현을 위해 한 차원 더 성숙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번영.발전의 동아시아공동체 비전을 거론하며 금융협력, 무역자유화 및 경제통합 심화, 식량안보, 연계성 증진 지원 등 분야에서 지난 20년간의 성과를 평가하고 우리나라의 기여를 설명했다. 특히 금융위기 발생 시 달러 유동성 지원을 위한 다자간 통화스와프 체제인 치앙마이이니셔티브다자화(CMIM)의 꾸준한 발전 및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의 유엔 옵서버 지위 획득을 환영하고, 내년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공동의장국으로서 역내 위기대응 역량 강화에 적극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렇게 공동의 노력으로 위기를 극복한 경험은 우리에게 소중한 유산으로 남아 있다"며 "이제 우리는 역내 구성원들의 삶을 지키고 돌보는 협력체로 한 단계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앞에 놓인 보호무역주의와 자국중심주의, 양극화, 고령화, 기후변화 등 복합적인 도전들을 극복해 나가자"고 말했다. 또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일본 도쿄(2020년), 중국 베이징(2022년)으로 이어지는 올림픽이 동북아 평화.협력을 증진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했다.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서는 동아시아공동체 번영 추구를 핵심내용으로 하는 '마닐라선언'이 채택될 예정이다.

한편 정상들은 지금까지의 성과를 토대로 미래 협력방향을 제시한 '마닐라선언' 채택을 환영하고, 제2기 동아시아 비전그룹 권고사항의 충실한 이행 등을 통한 2020년 동아시아경제공동체 건설 추진에 대한 공동 의지를 재확인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선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내면서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가 계속 협력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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