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애교떨면 하룻밤 자기 좋지" 홍익대 남학생 '단톡방 성희롱' 논란

김규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14 19:23

수정 2017.11.14 23:19

"애교떨면 하룻밤 자기 좋지" 홍익대 남학생 '단톡방 성희롱' 논란

홍익대학교 남학생들이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단톡방)에서 같은 학교 여학생을 대상으로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학교는 해당 사실에 대해 진상조사를 하고 있다.

14일 페이스북 홍익대학교 대나무숲에 따르면 홍익대학교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익명의 제보자는 같은 학과 남학생 8명이 남자들만 있는 단톡방에서 동기 여학생들에 대해 성희롱 발언을 지속적으로 해왔다고 주장했다.

제보자는 해당 글에서 같은 소모임에 있는 일부 남학생들이 동기 여학생의 춤 영상을 보고는 ‘딸(자위행위 의미)감으로 보내달라’, 동기인 여자친구와 여행을 다녀온 남자동기에겐 ‘섹스여행?’ 등 성희롱 발언을 일삼고, 일상적으로 외모 품평, 외모 순위 매기기를 해왔다고 밝혔다.

또 다른 소모임 여학생에게는 '쟤랑 왜 사귀냐 돈 줘도 안 사귄다', '옆에서 애교 떨면 하룻밤 자긴 좋지' 등의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고 말했다.

제보자가 홍익대 대나무숲에 올린 단톡방 성희롱 사건과 관련한 카카오톡 내용.
제보자가 홍익대 대나무숲에 올린 단톡방 성희롱 사건과 관련한 카카오톡 내용.

제보자는 해당 내용이 담긴 단톡방을 지난 10월 29일 우연히 발견하고 처음 문제제기를 했다고 글에서 설명했다.
그는 “방에 있던, 혹은 같이 있던 모든 남학우들이 이 모든 대화에 참여한 것은 아니지만 같이 웃거나 방관만 하고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며 “그들을 진짜 친구라고 생각하여 지금은 군대에 가 있는 몇몇에게 입대 선물을 하고 인편도 꼬박꼬박 썼는데 그들은 저희를 딸감, 성희롱 상대, 노리개, 안주거리 등으로만 생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남학우들은 단톡이 발각되자 단톡을 없애고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여학우에게만 선택적 사과를 했다”며 “단톡이 발각되지 않았다면 그들은 지금까지도 단톡을 유지했을 것이고, 그 안에서 무슨 말을 했을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토로했다.

성희롱 사건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해당 학교는 진상조사에 들어갔다. 경영학과측은 학내 게시판에 “최근 페이스북에서 논란이 된 경영대학 소모임 단체 채팅방 성희롱 사건으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학생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공지글을 올렸다.
해당 학과는 교내 성평등상담센터에 성희롱 사건을 알리고, 성폭력대책위원회 주관으로 가해자 출석요청 및 진술 등 절차를 이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에는 부총장 주재로 성희롱 사건에 대한 긴급 회의가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당 학과측은 “아직 성희롱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가 마무리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근거하지 않은 정보의 확산으로 불특정 가해자 및 피해자의 2차 피해가 우려돼 자세한 사안을 밝힐 수 없다고"고 말했다.

kua@fnnews.com 김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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