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한·양방 '한자리 진료 시스템'으로 척추·관절환자 통합 치료길 열었죠"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14 19:18

수정 2017.11.14 22:45

병원 이전으로 서울 논현동 시대 연 '자생한방병원' 신준식 명예 이사장
환자에게 중요한 건 치료 잘되고 빨리 낫는 것
협진으로 상호 치료법 보완.. 내년부터 추나요법 건보 적용
한방 과학화 위한 노력 계속
신사옥에서 새로운 개념의 한.양방 '통합치료'를 실현하겠습니다."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명예 이사장은 지난 13일 서울 논현동으로 병원을 이전하면서 진료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약 20년간 서울 성수대교 남단에 둥지를 틀고 진료를 했지만 병원 규모가 갈수록 커지면서 여러 개 건물에서 진료를 해야 한다.

이 때문에 환자와 의료진들이 불편함을 겪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 병원에서 진료하도록 병원을 지은 것이다.

자생의료재단 설립자 신준식 박사는 1990년 한의원을 개원한 후 '한방 비수술 척추치료'로 한 획을 그었다.
이후 1999년 서울 압구정동으로 이전,

한방병원으로 승격된 후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추나요법, 약침, 침 치료, 한약 치료 등 한방통합치료가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점을 증명해왔다.

이 때문에 자생한방병원은 국내 20개, 해외 6개 병.의원을 갖춘 국내 최대의 한방병원이 됐다.

14일 신 명예 이사장이 추구하는 한.양방 통합치료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명예이사장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명예이사장

―신사옥으로 이전하게 된 배경은.

▲그동안 병원을 찾은 환자수가 100만명을 넘어 지난 2015년 한국기록원으로부터 '최다 척추질환 환자 치료병원' 인증을 획득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환자들이 보내온 믿음과 성원에 보다 나은 인프라와 의료서비스로 보답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게 됐다. 이에 지하 7층, 지상 15층(연면적 1만4379㎡), 이전 병원인 8965㎡의 약 1.6배 면적으로 오픈했다. 하지만 병상수는 99병상에서 137병상으로 38개 늘어났을 뿐이다. 지리적으로 지하철 7호선 논현역과 9호선 신논현역 2개 역사 사이에 위치해 허리가 아픈 환자들의 접근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신사옥 이전은 크게 '인프라의 개선'과 '시스템의 진화'라고 요약할 수 있다. 이전에는 환자들이 진료를 받을 때 입원병동과 외래병동이 따로 운영되고 있어 영상진단과 치료를 위해 건물 간 이동이 불가피했다. 거동이 어려운 척추환자들의 경우 가장 좋은 것은 움직임을 최소화하면서 진료받는 것이다.

―한.양방 통합진료에 대해 소개해달라.

▲환자 치료에 무게를 둔 자생한방병원의 진료 철학은 새로 도입된 '한.양방 협진 시스템'에서 더 돋보일 것이라 생각한다. 신사옥으로 이전하면서 마련한 '한.양방 협진 시스템'은 국내에서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방식으로 기존 협진 시스템의 진화된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즉, '한자리 진료'를 통해 분야별 한.양방 전문의료진들이 한자리에 모여 동시에 환자를 진료하는 통합의료시스템이다. 여기에는 환자의 한방 주치의를 비롯해 한방 재활의학과, 양방 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 가정의학과 의사들이 모여 환자에게 통합진료를 하는 것이다. 이는 현재 대학병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다학제 진료'와 비슷한 것이다. 하지만 한·양방이 모여서 진료한다는 점에서 한·양방 협진과 다학제 진료가 동시에 진행되는 셈이다. 이 같은 '협진'은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미국의 엠디앤더슨 암센터(텍사스대 부설)와 다나 파버 암연구소(하버드의대 부속병원),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MSK) 암센터 등 국제적으로 저명한 암센터에서도 협진을 도입해 효과를 보고 있다. 정부에서도 지난해부터 의료기술 발전과 의료서비스 향상 등을 목적으로 '한.양방 협진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자생한방병원은 기존 한.양방 협진 시스템을 개선하고 상호 보완적인 치료에 대한 환자들의 기대감을 높이기 위해 '한.양방 한자리 진료 시스템'을 선보인 것이다.

―진료 시스템 정착을 위해 어떤 노력을 진행할 것인가.

▲한자리 진료 시스템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의학 경계를 넘은 협진 체계와 의료진을 대하는 환자의 믿음이다. 아직까지 한방에 대한 불신이 일부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자리 진료는 이런 불신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출발한다. 사실 환자 입장에서는 한방인지 양방인지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잘 치료하고 나으면 되는 것이다. 테이프를 커팅하는 순간 환자의 치료서비스 향상이라는 목표를 향해 한방과 양방이 함께 달리는 '2인3각' 경기라고 볼 수 있겠다. 자생한방병원은 보다 완전한 협진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최근 한국갤럽과 전국의 1008명을 대상으로 '척추.관절질환 의료기관 이용과 한.양방 협진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이들에게 '한.양방 한자리 진료'를 이용할 의향에 대해 물었더니 70.4%가 긍정적인 답을 했다. 결국 한자리 진료 시스템은 그동안 척추.관절 환자들이 불편함을 느끼던 부분을 한 번에 해소할 수 있는 협진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자생한방병원에서 개발한 추나요법이 내년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올해 시범사업 이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많은 환자들이 저렴한 가격에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한방치료를 받는 허리디스크, 목디스크 환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한방물리요법은 비급여 항목이기 때문에 환자에게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추나요법 급여화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추나요법을 현대 한의학에 맞춰 정립한 한 사람으로서 감회가 남다르다.

―자생한방병원은 개원가에서 드물게 한방의 과학화를 위해 노력하는 병원으로 알려져 있다.

▲한의학의 효능과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자생한방병원은 한방이 비과학적이라는 인식을 바로잡는 것에서 출발했다. 한의학은 아직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부분이 많은 '미과학'이지 '비과학'은 아니다.
자생한방병원은 한의학의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검증을 위해 지난 1999년 자생척추관절연구소 전신인 자생생명공학연구소를 설립했다. 또 2014년부터는 수련의들이 제1저자로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도록 내부 규정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들로 지금까지 총 53편의 연구논문이 SCI(E)급 국제학술지에 게재됐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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