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노동계에 맞선 홍영표 의원이 옳다

생각 다르다며 몰려가 시위.. 정규직 노조가 양보할 때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15일 인천 부평구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장) 사무실 앞에서 규탄 시위를 했다. 홍 의원이 최근 최저임금.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노동계 주장과 배치되는 말을 했기 때문이다. 지난주 양 노총이 홍 의원에게 사과하라고 했지만 홍 의원이 "노동계 요구만 들을 수 없다"며 거부하자 지역구 사무실로 몰려간 것이다.

그동안 홍 의원은 정부의 급격한 노동정책 변화로 산업현장이 혼란을 겪고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지난달 대한상공회의소 강연에서는 최저임금 산정 때 상여금과 식대 등을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휴일 근로수당 중복 할증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으며, 근로시간 단축은 기업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국회의원은 한 쪽의 말만 들어서는 안 된다. 균형잡힌 시각이 필요하다.

홍 의원은 1980년대 대우자동차노조를 만들고 한국노동연구소장 등을 지낸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이런 홍 의원이 노동계의 편을 들지 않는 것은 노동계의 요구가 지나치기 때문이다. 홍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도 "정책은 꿈이 아닌 현실이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영세 사업장의 부실로 이어져 서민.노동자가 그 피해를 본다"며 노동계의 양보를 촉구했다.

우리 노동시장은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양대지침 폐기, 비정규직 철폐 등 친노동정책을 밀어붙였다. 그런데도 노동계는 더 많은 욕심을 부린다. 민노총은 대통령과의 대화도 거부하고 공공부문 해고자 복직, 경영계를 배제한 노.정 직접 대화 등 수용하기 힘든 요구사항을 끝없이 쏟아낸다. 그러니 노동시장 양극화는 점점 심해진다.

양대 노총의 노조원 숫자는 전체 노동자의 10%가 채 안 된다. 나머지 90%는 기득권 노조에 막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파업부터 하고보자"는 양 노총의 비타협적 노동운동은 기업의 생산성을 갉아먹은 지 오래다. 국제통화기금(IMF)이 해마다 "정규직의 고용유연성을 높이라"는 충고를 괜히 하는 게 아니다. 지난 10월 청년실업률은 8.6%로 18년 만에 최고다.
양 노총이 진정한 노동자들의 대표가 되려면 기득권을 버리고 청년들의 눈물을 닦아줘야 한다. 1987년 민주화 운동 이후 30년이 지났지만 노동계는 하나도 변한 게 없다. 이젠 힘을 가진 노조가 양보할 때다.


mskang@fnnews.com 강문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