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톡]

‘광장무’를 둘러싼 세대갈등

중국 도심의 광장무 EPA연합뉴스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 중국의 광장이나 공원 등을 지나다 보면 중장년 여성들이 집단적으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광장에서 집단적으로 춤을 춘다고 해서 '광장무(廣場舞)'라고 부른다. 중노년 여성들이 주류를 이루다가 최근에는 남성들도 심심찮게 광장무에 동참하고 있다. 이에 중국 전역에서만 약 1억명이 광장무를 즐기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런데 광장무를 둘러싸고 중국 세대 간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광장무는 궁핍했던 계획경제 시절 중국인이 누구나 손쉽게 즐기던 여가활동이며 사회주의 시절 집단 체조문화의 유산이다. 급격하게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광장이나 공터에서 스피커로 음악을 틀어놓고 리더의 지휘 아래 규격에 맞춘 율동에 따라 수십명 혹은 수백명이 광장무를 즐긴다. 중국 전통의 춤과 집단체조를 섞어놓은 느낌이다.

중국을 여행하는 외국인들에게 이 같은 광장무는 흥미로운 문화로 받아들여진다. 중국 특색의 문화로 자리잡은 형국이다. 노인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데다 대화가 필요한 노인들의 정신건강에도 분명 효과가 있는 만큼 광장무에 대한 여론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그러나 문화에 대한 생각의 차이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광장무도 그렇다.

스피커를 틀어놓고 춤을 추면서 소음으로 인해 인근 학교 수업이나 주민의 생활에 영향을 주거나 보건, 치안, 교통 등 공공질서를 해치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각종 민원분쟁을 낳았다. 특히 광장무를 둘러싼 세대갈등은 중국 내면의 딜레마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젊은층들은 광장무를 보는 시각이 중장년층과 매우 다르다. 과거 문화대혁명 시기의 고리타분한 집단체조를 답습하고 있다면서 집단주의의 발로라는 반응이 나온다. 반면 중장년층은 건강에 도움이 되고, 중국 특유의 문화가 반영된 광장무를 구시대적 유산으로 취급하는 것은 어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중국 당국은 광장무 관련규정을 만들어 엄숙한 분위기를 요하는 열사릉 등에서는 광장무를 엄금하고 광장무로 인한 소음이 인근 학교 수업이나 주민 생활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단속하기 시작했다.

광장무에 대한 논쟁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광장무에서 발생하는 소음이나 장소의 문제가 논쟁거리로 떠오르면서 광장무 시간이나 장소 제한과 더불어 전용공간 확보를 통한 장려 등의 정책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광장무를 둘러싼 세대갈등의 본질은 다른 곳에 있다. 광장무에서 집단주의의 향수를 느끼는 중장년층과 개인주의 존중을 추구하는 젊은층 간의 충돌이라는 관점이 광장무 논쟁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잣대가 아닌가 싶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