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국민의당, 21일 당 진로 결정 ‘끝장토론’ 앞두고 갈등 최고조

이태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17 17:29

수정 2017.11.17 17:29

安 “빅텐트” 발언에 호남중진 “탈당”
바른정당과 중도통합 놓고 안철수 “외연확대 2당 비전” 천정배 “적폐와 연대땐 소멸” 작심발언 쏟아내며 여론전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사퇴
국민의당 박주원 최고위원(오른쪽)과 장진영 최고위원이 17일 오전 국회 본청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논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박주원 최고위원(오른쪽)과 장진영 최고위원이 17일 오전 국회 본청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논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정당과의 연대를 기초로 한 중도통합 추진 여부를 놓고 17일 국민의당 내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안철수 대표가 먼저 '빅 텐트론'을 꺼내들며 통합 추진을 공식화하자, 비안철수계와 호남 중진의원들의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일부 의원들은 탈당이나 분당을 염두에 둔 강한 발언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국민의당은 오는 21일 당 진로를 결정할 끝장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토론을 통해 통합론으로 촉발된 당내 분란을 최종 정리하겠다는 계획이다. 토론 날짜가 다가올수록 당내 의원들도 저마다의 작심발언을 쏟아내며 여론전을 격화시키고 있다.

먼저, 안 대표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중도통합론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국민의당 내 주요 인사들은 전날 안 대표가 강연에서 제시했던 '빅 텐트론'은 당내 노선 정리를 위한 발언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통합론에 조심스러웠던 안 대표가 끝장토론을 앞두고 세 결집을 위해 급격한 태세전환을 했다는 분석이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중도통합론과 관련해 "보다 적극적으로 외연을 확대해 '2당'으로 올라서는 것이 한국정치 개혁의 방향이라는 비전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은 기득권 양당구조를 혁파하기 위해 만든 당으로, 민주당과도 한국당과도 손잡을 수 없다"며 바른정당 이외의 통합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대표가 끝장토론을 앞두고 중도통합론에 대한 강력한 추진 의지를 보이자, 호남 세력의 반발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호남 중진의 리더격인 천정배 전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그 길(중도통합)은 나라를 해롭게 하는 반개혁 적폐연대의 길인데 결코 함께 갈 수가 없다"며 "안 대표가 국민의당을 소멸의 길로 끌고 가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천 대표는 그러면서도 탈당보다는 당에 남아 노선투쟁을 지속할 것임을 예고했다.

4선의 조배숙 의원 역시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안 대표를 향한 날선 발언을 이어갔다. 조 의원은 "안 대표의 바른정당과의 통합의지는 첫사랑 호남을 버리고 짝사랑 유승민을 선택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면서 "이제 분명히 해야 할 때가 됐다. 더 이상 모호한 태도로 유권자들을 기만하거나 호도해서는 안될 일"이라고 중도통합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편, 이날 손금주 국민의당 의원은 수석대변인직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손 의원은 사퇴 이유를 '건강상의 문제'라고 밝혔지만, 지도부 교체 등 특별한 계기가 없는 상황에서 주요 당직인 수석대변인직을 스스로 사퇴하는 경우는 이례적이어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특히 최근 호남에서 안 대표를 향한 불만 여론이 높아지는 가운데, 전남 나주.화순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손 의원이 수석대변인직을 계속 맡는 것에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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