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희망 전하는 예술·체육요원

박인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19 17:01

수정 2017.11.19 17:02

[특별기고] 희망 전하는 예술·체육요원

인도의 정치가이자 성인으로 불리는 마하트마 간디는 '보상을 구하지 않는 봉사는 남을 행복하게 할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도 행복하게 한다'며 봉사와 나눔이 갖는 진정한 기쁨에 대해 말했다. 1950년 6.25전쟁을 겪고 난 후 혼돈과 격동의 세월을 살아오며 우리는 집집마다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큰 걱정거리인 시절이 있었다. 그런 와중에도 우리는 곤궁한 이웃과 나누는 따뜻함만은 잃지 않았던 것 같다.

필자가 어렸을 적만 해도 어느 단체에서 얼마의 성금을 기탁했고, 성금기탁 액수에 따라 사랑의 온도계가 올라가는 등 물질적 나눔이 강조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물질적 나눔 외에도 본인의 재능을 이웃과 나누는 등 봉사 형태가 다양해지고 보편화돼 가고 있다. 유명 연예인들이 아프리카 오지를 찾아 사랑나눔 봉사를 실천하는가 하면 의료, 건설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자신의 전문성을 기부하고 있다.
예술적 감각이 뛰어나 음악을 통해 희망과 감동을 주기도 하고, 자신이 가진 운동기술을 전수하기도 하는 등 우리 사회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그들의 재능을 나누고 있다. 그중 병역의무를 이행하면서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고 있는 이들을 우리는 '예술.체육요원'이라고 부른다.

'예술.체육요원 제도'는 국위선양과 문화 창달에 기여한 예술.체육특기자가 관련 분야에 34개월간 의무적으로 복무함으로써 군 복무를 대체하는 제도다. 예술요원 편입기준은 국제예술경연대회 2위 이상·국내예술경연대회 1위 입상자가 편입대상이며 체육요원은 올림픽대회 3위 이상·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가 편입대상으로 올 9월 말 현재 예술요원은 71명, 체육요원 62명이 해당 분야에서 복무 중이다.

그간 예술.체육요원은 군사교육 소집 외에 별다른 의무 없이 해당 분야에서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했기 때문에 '병역을 이행하고 있다'는 인식보다는 사실상 '병역을 면제받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돼 있었다. 이런 오해들은 사회 구성원 간에 갈등을 조장해 병무행정에 대한 신뢰를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성실히 병역을 이행하는 병역의무자들의 자긍심에도 큰 상처를 주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병무청은 2015년 7월 1일 이후 예술.체육요원에 편입된 사람부터 복무기간 자신의 재능과 전문성을 활용해 미취학아동, 청소년 등 사회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무료 공연.교육 등 총 544시간의 봉사활동을 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시행 초기에는 봉사기회 부족 등으로 제도 활성화에 한계가 있었으나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현역병 입영문화제, 병역명문가 시상식 등 병역이행 자긍심 고취를 위한 다양한 행사에 참여토록 하고 주관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조해 봉사의식 고취를 위한 교육 등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음악회, 호스피스 의료병동 환자를 위한 공연, 지역학교 유소년 운동선수 등을 위한 강습 등 다양한 분야로 봉사활동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병역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며 자신의 재능나눔을 통해 사랑을 실천하는 예술.체육요원들이 소외된 이웃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그 희망이 메아리처럼 사회 곳곳으로 널리 퍼져나가길 바란다.
예술.체육요원으로 복무하는 병역의무자들도 병역을 이행하면서 겪은 경험이 의미 있고 행복했던 기억으로 추억되기를 소망한다.

기찬수 병무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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