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포항 지진 충격파] 세일 첫날부터 휴점 택한 포항 백화점

김장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19 17:34

수정 2017.11.19 22:17

[현장르포] 지진 직격탄 맞은 포항 유통가
가족들 안전 걱정된 가장들 퇴근하자마자 집으로 향해
죽도시장 매출 평소의 10%.. 줄서서 먹던 맛집도 한산
크루즈는 임시폐업 고려도
19일 오후 평일에도 활기가 넘치던 포항 죽도시장이 휴일인데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진 발생 후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하루 매출이 평소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포항 지역경제의 신음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19일 오후 평일에도 활기가 넘치던 포항 죽도시장이 휴일인데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진 발생 후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하루 매출이 평소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포항 지역경제의 신음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 포항=김장욱 기자】 경북 포항지역 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 15일 지진 발생 후 유통업계는 물론 외식업체 매출까지 뚝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포항을 찾는 외지 손님들 발길마저 끊겨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 경제에 더욱 먹구름이 드리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18일 오후 6시30분께 북구 양덕동 A 아파트를 찾았다. 여느 때 같으면 주차장에 빈자리는 물론 불 꺼진 집도 많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주차장은 빈 자리를 찾아볼 수가 없었고, 불이 켜진 집이 대부분이었다.

경비원 김모씨(67)는 "지진 후 오후 7시만 넘어서면 아파트 주차장이 만차"라며 "이는 가족들의 안전을 걱정한 가장들의 조기 퇴근(?) 때문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상에 관공서와 대단위 유통단지 부근 식당과 유흥가는 개점 휴업상태다. 가장들의 빠른 귀가로 식당 매출은 평소보다 80% 정도 떨어졌고, 유흥가 역시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했다.

앞서 동해안 최대 전통시장인 죽도시장도 둘러봤다. 이곳 횟집들 사정도 예전과 매우 달랐다. 지진 후 외지인 등 손님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어 하루 매출이 평소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

20여년째 횟집을 운영하는 이모씨(58)는 "평소 15개 테이블이 만석일 정도로 붐볐지만 지금은 2개도 겨우 채울 정도로 한산하다"면서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문을 닫아야 될지도 모른다. 더 이상 사태가 악화되지 않기만 기도할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또 평소 100여명 대기는 기본, 30여분을 기다려야 맛볼 수 있는 H 횟집 역시 바로 자리에 앉아 식사할 수 있을 정도로 찾는 사람이 적었다. 식당을 찾는 사람은 간혹 있지만 지진 전후가 너무 비교된다는 게 업주의 설명.

포항 유일의 백화점인 롯데백화점 포항점은 지진이 발생한 15일 오후 4시30분부터 16일까지 문을 닫았다. 특히 바겐세일 성공 여부를 판가름하는 첫날(16일) 휴점했다는 것은 대형 유통업계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

포항점 관계자는 "지진 발생 여파와 여진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고객의 안전을 위해 세일 첫날 영업중단이라는 중대 결정을 내렸다"면서 "막대한 영업손실이 우려됐지만 고객의 안전이 최우선이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운항을 시작한 영일만크루즈는 평일 300명, 주말 1000명이 이용했다. 하지만 지진 후 이용객이 평일 대비 50% 이상 줄었다.
주말 예약마저 60% 가까이 취소되자 크루즈 측은 주말 이틀간 운항 추이를 살펴본 후 임시폐업까지 생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