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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 코스닥 800을 목전에 두고…

강재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20 17:05

수정 2017.11.20 17:05

[차장칼럼] 코스닥 800을 목전에 두고…

코스닥 지수가 800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분위기상으로만 보면 800을 돌파한 기분이다. 코스닥 지수가 800을 넘어서면 지난 2007년 이후 꼭 10년 만이다. 코스닥 지수가 800을 돌파하는 것은 그만큼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수치인 셈이다.

강산이 한 번 바뀐다는 10년 만에 또다시 코스닥 지수가 800선을 넘어서게 되는데 사실 분위기는 지난 번과는 다르다. 다른 것은 우선 수급적인 측면이다.
기관의 집중매수를 받는 종목들도 급등세여서다.

현재 코스닥 지수의 강세 배경에는 기관투자자의 매수가 크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종목, 즉 바이오 업종에 대해 집중매수에 나서며 지수를 끌어올리는 형세다.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에는 여러가지 분분한 설이 있지만 가장 설득력 있는 것은 문재인정부와 코드 맞추기가 크다는 것이다.

문재인정부는 코스닥 시장 활성화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세금을 깎아주겠다' '펀드를 결성하겠다' '상장지수펀드(ETF)를 개발하겠다' 등의 대책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에서는 '정부가 활성화 대책을 쏟아내고 있는데 미치지 않고서야 어느 기관이 코스닥 시장에서 주식을 팔겠느냐'며 '지수가 오르니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어보자'라는 심산이 깔려 있다.

정부의 호응 속에 이달 들어 690선이던 코스닥 지수는 780선에 안착해 있는 상황이다. 이달에만 코스닥 수익률은 13%에 달한다. 월별 상승률로는 지난 2009년 4월 이후 최고다.

반면 지난 2007년에는 기관보다는 개인들의 매수세로 코스닥 지수 800을 돌파하자 축제 분위기였다.

또 다른 것은 지수 왜곡 현상이다. '바이오 쏠림' 현상으로 지수가 왜곡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코스닥 지수가 800선에 가까운 상황이다. 그러나 바이오 대장주인 '셀트리온 3형제' 등을 제외하면 실제 코스닥 지수는 600도 안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 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등하면서 코스피 지수를 상승시킨 것과 유사한 상태다.

국내 증권사 스몰캡 부장은 "코스닥 시장이 바이오주들의 이상 급등 속에 지수 왜곡 현상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가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지만 비(非)바이오 기업의 주가는 바닥을 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어떤 이유에서든 코스닥 지수는 현재 연중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대책이든 바이오주들의 최고가 상승이든 상승 중이라는 점은 중요하다.


다만 지난 2002년 IT버블과 같이 이번에도 바이오 버블이 지나면 또다시 지수가 꺾이지 않을까 하는 나쁜 마음이 드는 것은 단순히 기분 탓일까. 이번에는 나쁜 예상이 빗나가길 바라고 또 바랄 뿐이다.

kjw@fnnews.com 강재웅 증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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