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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강세·금리인상… 건설사 내년 회사채 만기 3조 비상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20 17:34

수정 2017.11.20 17:34

비우량 건설사 투자 위축.. 이자비용 부담 갈수록 커져 원화가치 올라 환차손 위기
8.2대책에 건설 수요 불안.. 현금흐름도 둔화될 조짐
원화 강세·금리인상… 건설사 내년 회사채 만기 3조 비상

건설사들의 회사채 차환 여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리인상 가능성에 상대적으로 비우량 건설사들의 회사채에 투자하려는 심리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도 급하게 내려가면서 해외시장에서 수주경쟁력이 떨어지고 환차손 위기까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주요 건설사 내년 만기도래분 3조원 넘어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 11곳의 내년 국내 회사채(공모.사모 포함) 만기 도래액은 총 3조1910억원에 달한다. 이 중 57%(1조8310억원)는 모두 싱글 A급 이하의 신용등급을 가진 9개 건설사가 보유한 채권이다. 대기업 계열사여도 AA급 신용도를 지켜낸 곳은 삼성물산(AA+)과 현대건설(AA-) 정도다.


지난달 건설사 회사채는 수요예측에서 찬밥 신세였다. 11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우량채로만 투자자가 몰리는 양극화 조짐이 나타났다. 비우량 건설사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KCC건설은 지난 10월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300억원 모집에 150억원의 기관 수요만 확인했다. 절반이 매각되지 않았다. 수요예측에 나선 포스코건설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 사태를 겪었다. 지난 8~9월 금리 메리트로 공모시장에 나온 롯데건설(AO), SK건설(A-), 대림산업(A+), 태영건설(A-) 등에 기관수요가 몰렸던 것과 대비된다.

건설사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더욱 얼어붙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내년 수천억원의 만기를 맞는 건설업계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싱글 A급의 신용도를 보유한 포스코건설(A0), 현대산업개발(A+), 대림산업(A+), SK건설(A-) 등이 내년에 차환하거나 상환해야 할 회사채 만기액은 평균 2000억~3000억원이다. BBB급 신용도를 가진 한화건설(BBB+)과 한라(BBBO)는 내년까지 각각 2700억원, 14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채권 금리가 뛰면서 회사채 금리도 빠르게 뛰었다. 채권시장에서 무보증 회사채 BBB- 등급 3년물 금리는 9%에 육박한바 있다. 이자비용에 대한 부담도 더욱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환율에 금리 인상, 이제는 정책리스크까지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도 급하게 내려가면서 건설업계 환차손 우려까지 겹쳤다. 또 해외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면서 공사 수주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 1098원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은 20일 1100원 선을 회복했지만 시장에선 당분간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책 리스크에 따른 현금흐름 둔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부가 지난 8월 '8.2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건설시장에서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가영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공급과잉 지역인 경기 및 인천에 분양물량이 많은 회사를 중심으로 현금흐름이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건설사들의 현금흐름은 매출과 영업이익보다 빠르게 둔화될 수 있다"며 "30% 내외의 잔금비중,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입금 상환조건 등을 고려할 때 초기 분양률이 양호하더라도 일정부분 자금 선투입 부담이 요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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