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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펀드 세제혜택 논의에 시장 들썩… 거래대금 코스피 추월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20 17:36

수정 2017.11.20 17:36

금융위 "민간자금 코스닥 시장 유입위해 세제혜택 불가피"
기재부 "형평성 고려해야… 투기세력 등 시장 정화 우선"
중소형펀드 인기 ↑… '신영마라톤중소형' 펀드 판매 중단
기대감에 4개월도 안돼 설정 운용규모 3000억원 채워져
코스닥 펀드 세제혜택 논의에 시장 들썩… 거래대금 코스피 추월

'코스닥시장 중심의 자본시장 혁신방안' 발표 이후 코스닥 과열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두 정부 부처 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금융위는 민간자금의 코스닥시장 유입을 위해선 세제혜택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인 반면 기재부는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20일 금융위.기재부 등에 따르면 금융위는 다음달 코스닥 기업을 위한 '코스닥시장 전용 펀드'를 만들고, 이 상품에 투자하는 개인 등에게 투자금의 일부를 소득공제해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금융부문 최고 정책자문회의인 금융발전심의회의 13일 발표의 후속조치다.

금발심은 13일 코스닥 기업 투자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 제공과 신규 벤치마크 지수 개발 등을 통해 코스닥시장으로 민간자금이 흘러들어가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 '비상장-코넥스-코스닥'으로 이어지는 성장사다리 강화를 위한 코스닥 상장요건 등 진입규제 및 관행 재정비를 논의했다.


이런 계획이 알려지자 시장은 즉각 반응하기 시작했다. 코스닥은 이미 코스피보다 더 많은 돈을 빨아들이고 있다. 실제 14일부터 20일까지 코스닥은 5거래일 연속 코스피보다 많은 거래대금을 기록했다. 이 기간 코스닥 거래대금은 총 38조5916억원으로 코스피(31조3676억원)보다 23%나 많다.

기관투자자들이 코스닥시장에 대거 참여하면서 14일 이후 코스닥 지수는 5.93%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0.11%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중소형 주식 펀드의 지난주 수익률 역시 2.59%로 국내 펀드 가운데 가장 높았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0.39%)을 6.6배 웃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중에는 없어서 못 파는 중소형주 펀드까지 나왔다. 신영자산운용은 지난 17일 중소형주 펀드 '신영마라톤중소형'의 판매중단을 선언했다. 지난 7월 24일 설정 당시 밝힌 적합 운용규모 3000억원이 만 4개월도 지나지 않아 다 채워진 탓이다.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결정적이었다.

증권가에선 이처럼 코스닥 펀드에 대한 세제지원이 기정사실화된 분위기지만 정작 기재부는 신중한 모습이다. 코스닥 펀드에만 세제지원을 하는 것은 다른 시장·투자상품과 비교했을 때 형평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게 기재부의 첫 번째 논리다. 특히 작전세력이 존재하는 코스닥시장을 정상화시키는 게 우선이란 주장도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코스닥 시총 1위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은 투기세력의 공매도 때문에 불안하다며 코스피 이전 상장을 주도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세제혜택을 주면서까지 투자를 부추겼다가 개인투자자들이 손해를 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 측도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세제를 쥐고 있는 기재부가 금융위가 발표한 '코스닥 기업 투자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 제공'에 부정적이다보니 실제 정부의 정책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제는 금융위와 기재부가 서로 조율되지 않은 정책을 시장에 미리 흘린 탓에 발생한 코스닥 과열현상을 어떻게 수습하느냐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닥의 초강세는 정부의 정책지원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며 "내년까지 상승 추세는 이어지겠지만 내달 중 발표될 '코스닥 시장 중심의 자본시장 혁신방안'이 기대에 못 미치면 단기조정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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