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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끝장토론 후 끝장날라

이태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20 17:43

수정 2017.11.20 22:07

박지원·정동영 등 호남중진.. 사실상 反안철수 모임 결성
탈당 언급 통합반대 여론전.. 親安선 박지원 겨냥해 비난
토론 앞두고 갈등 최고조.. 지지율 창당 이후 최저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한정식집에서 중도통합론에 대한 당 전.현직 지도부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열린 오찬 자리에서 박지원 전 대표를 상대로 발언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엔 김동철 원내대표, 박주선 전 비상대책위원장, 박지원 전 대표, 주승용 전 원내대표, 송기석 당대표 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한정식집에서 중도통합론에 대한 당 전.현직 지도부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열린 오찬 자리에서 박지원 전 대표를 상대로 발언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엔 김동철 원내대표, 박주선 전 비상대책위원장, 박지원 전 대표, 주승용 전 원내대표, 송기석 당대표 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내부 갈등이 '끝장토론'을 하루 앞둔 20일 최고조로 치달았다. 바른정당과 중도통합을 이뤄내겠다는 안철수 대표 측과 이를 저지하려는 호남중진 의원들간 기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양측은 탈당이나 분당을 염두에 둔 강한 발언까지 서슴지 않으며 분위기를 악화시키고 있다.

박지원, 정동영, 천정배 등 국민의당내 호남 중진의원들은 '평화개혁연대'를 만들어 바른정당과의 통합반대 여론을 모으기로 했다. 모임에 함께하고 있는 의원들 사이에선 '더 이상 안철수 체제를 유지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사실상 '반 안철수' 모임이 결성된 것이다. 이들은 당내에서 별도의 교섭단체를 만드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평화개혁연대 조직과 관련해 "(안철수) 흔들기가 아닌 당을 바로 세우기 위한 것"이라면서 "당을 흔들고 있는 것은 안 대표"라고 날을 세웠다. 박 전 대표는 이어 "(안 대표가) 우리와 대화하거나 소통할 때는 통합을 안하겠다고 하면서 통합을 추진하고 있기에 불신이 쌓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천정배 전 대표 역시 "(평화개혁연대에) 20명 안팎의 의원이 참여할 것으로 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40명의 현역의원 대부분이 함께할 것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현재 평화개혁연대는 호남중진 의원들 외에 초선인 김경진.최경환 의원 등 10여 명이 합류해있는 상태다.

중도통합에 찬성하는 안철수 측 인사들의 입장도 강경하다.

친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이언주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에 출연해 "골목 동네슈퍼가 힘을 합쳐 대형마트를 이길 수 있는 나라가 돼야 한다"며 통합 반대를 주장하는 박지원 전 대표를 겨냥했다. 이 의원의 발언은 앞서 박 전 대표가 '골목슈퍼 둘이 합한다고 롯데마트, 이마트가 되느냐'며 안 대표를 비판한 데 대한 것이다. 이 의원은 이어 통합 반대파를 향해 "애초에 국민의당에 합류한 목적자체가 달랐을 수도 있다"고 비판수위를 올렸다.

초선의 김수민 의원 역시 이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양 정당의 이념논리, 진영논리 같은 구태정치의 폐해를 극복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민생을 위한 정치를 할 수 있는 중도개혁 정당이 더 강해져야 한다"면서 "(중도통합이) 오히려 제3당을 굉장히 튼튼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21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4시간 동안 중도통합과 관련한 소속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의원총회를 개최한다.
'끝장토론'으로 불리는 이번 의원총회에서 양측이 합의에 실패하면 당분간 국민의당 내분은 장기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당 내홍이 심해지면서 국민의당 지지율은 창당이후 최저치까지 추락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CBS의뢰로 지난 13~17일 성인 25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민의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0.4%포인트 하락한 4.9%로 2주 연속 5개 정당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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