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논단]

당신의 일자리는 안녕하십니까

파리바게뜨 제빵사 직접고용 논란이 일파만파다. 정부가 파리바게뜨 본사에 제빵사 등 5300여명을 직접고용하라고 시정명령을 내리면서다. 가맹점주들은 인건비 상승을 우려해 직접 빵을 굽겠다고 나섰다. 일부 제빵사들도 정부 방침에 반대한다. 이들은 "가맹점주들은 제빵사가 본사 직원으로 일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정부가 프랜차이즈의 특성을 무시하고 내놓은 결론이 제빵사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비정규직으로 내몰 수 있다"고 하소연했다.

어디서 본 듯한 장면이다. 10년 전 데자뷔다. 노무현정부는 2007년부터 아파트 경비원의 임금을 최저임금의 70%로 적용했다. 2012년에는 90%까지 높였다. 그때마다 경비원들은 감원 위협에 시달리면서 "임금 안 올라도 좋으니 일자리를 잃지 않게 해달라"고 건의했다. 당시 골프장 캐디들도 자신들을 보호해 주겠다는 법안의 입법을 중단해 달라고 정부에 집단청원을 냈다. 이 법이 시행되면 되레 일자리만 줄고 근로조건도 나빠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문재인정부가 내놓는 정책마다 일자리와 거꾸로 간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의 부작용은 벌써 나타난다. 맥도날드는 현재 200개 매장에 설치한 무인주문기를 내년에는 250개로 늘릴 방침이다. 무인주문기가 한 대 늘면 1.5명의 일자리가 줄어든다. 무인편의점도 앞다퉈 선보인다. 셀프주유소도 내년에는 1000개 이상 더 늘어날 전망이다.

최저임금의 역설은 통계로 나타난다. 통계청의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아파트 경비원, 빌딩 청소원, 음식점 종업원 등의 일자리가 1년 전보다 5만여개나 줄었다. 내년이 더 걱정이다. 법인세 인상,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제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 등은 모두 일자리를 줄이는 정책이다. SOC투자를 1조원 줄이면 일자리가 1만4000개 감소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미국 워싱턴주 최대도시 시애틀은 반면교사다. 시애틀은 2015년 4월 시간당 9.47달러이던 최저임금을 11달러로 올렸다. 이어 9개월 뒤엔 13달러로, 다시 1년 뒤엔 15달러로 인상했다. 2년이 채 안 되는 동안 58%가 올랐다. 지난 6월 워싱턴대는 시애틀의 최저임금이 11달러에서 13달러로 오를 때 일자리가 6.8% 줄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최저임금은 올랐지만 근로시간이 대폭 줄면서 연간 임금이 오히려 125달러 줄었다.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가 지난 5월 30%(시간당 7.7달러→10달러) 올렸던 최저임금을 석 달 만에 원상복귀시킨 이유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했다. 하지만 성과는 신통치않다. 고용률, 실업률, 취업자수, 청년실업률, 비정규직 비중 등 5개 핵심지표 중 고용률과 실업률을 제외한 3개가 빨간불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하겠다는 약속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걸 통해 나오는 성과, 실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선의가 결과까지 보장하진 않는다.
부작용이 큰 일자리정책은 바꾸거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양질의 일자리는 기업에서 나온다. 이제는 일자리 만들기를 민간에 돌려줄 때다.

mskang@fnnews.com 강문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