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행정·지자체

분당이냐 봉합이냐 ..국민의당 끝장토론

이태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21 17:38

수정 2017.11.21 17:38

親安 vs. 호남중진 신경전.. 바른정당과 통합 놓고 대립
일부선 安대표 퇴진 성명서.. 安 “의견 듣고 공감대 형성”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른쪽)가 21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민의당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해 박지원 의원(가운데)을 지나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른쪽)가 21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민의당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해 박지원 의원(가운데)을 지나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의 중도통합 논의를 놓고 '끝장토론'을 벌였다. 통합을 주장하는 안철수 대표 측 인사들과 이에 맞서는 호남 중진의원들 사이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국민의당은 21일 통합론을 둘러싸고 벌어진 당 내분을 일단락시키기 위해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었다. 친안(안철수)계와 비안계로 나뉘어 분당 위기설까지 돌고 있는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마지막 해법이다.
이날 의원총회에는 천정배.이찬열.장병완.손금주.채이배 의원을 제외한 35명 의원이 참석했다. 참석의원들은 안 대표를 시작으로 한 명씩 차례대로 중도통합에 대한 본인의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당 의원들은 이날 의원총회 시작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까지 날선 발언을 이어가며 분위기를 얼어붙게 했다. 의총장 앞에서는 일부 당원들이 안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배포하는 등 일촉즉발의 분위기를 감지하게 했다.

이른바 '빅텐트'를 거론하며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을 띄운 안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입장 전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여러 의원들의 말씀을 듣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논의의 장이다"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다만 "조금 전까지 제 생각을 정리해 글을 썼고, 이를 중심으로 제 생각을 말씀드리려 한다"며 의미심장한 언급도 이어갔다.

중도통합에 반대 입장을 밝혀온 황주홍 의원은 이날 의총 진행 중간에 나와 "토론이 차분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황 의원은 안 대표가 통합 의지를 밝혔느냐는 질문에는 "일종의 불찰이었다고 이야기하더라"며 안 대표가 한 발짝 물러선 듯한 발언을 했음을 시사했다.

국민의당 내 호남중진 의원들은 이미 안 대표 리더십에 의구심을 드러내며 책임론을 제기해오고 있다.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안 대표는 전현직 지도부 오찬회동에서 분명히 통합.연합.연대를 거론치 않기로 약속했지만, 회동후 기자들에게 통합을 또 거론했다"고 지적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안 한다고 말하고, 다시 한다고 말하기를 반복하고 있다"며 "지도자가 신뢰를 상실하면 지도자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란 출장으로 이날 의총에 참석하지 못한 천정배 전 대표는 앞서 서면발언을 배포해 "바른정당은 국가대개혁을 저지하려는 기득권정당"이라면서 "유승민 대표는 자유한국당까지 아우르는 이른바 중도보수대통합, 실은 적폐대통합을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며 중도통합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안 대표가 추진하는 통합론에 반대하는 모임인 '평화개혁연대'에 참여하기로 한 정동영.조배숙.유성엽.황주홍.박준영 의원 등은 이날 오전 조찬을 함께하며 모임 구성 등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평화개혁연대'는 안 대표 체제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사실상 '반(反) 안철수 모임'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조배숙 의원은 이날 회동직후 기자들과 만나 "심층적인 토론을 할 것은 하고, 잘 화합해서 어떻게든 당을 살리자고 결론 내렸다"고 회동 내용을 전했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