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신재생·원전 병행하라는 스티브 추

노벨상 탄 전 美 에너지장관 "뭐가 이득인지 생각해 보라"

스티븐 추 미국 스탠퍼드대 물리학과 석좌교수가 문재인정부의 과도한 탈원전 드라이브에 우려를 표시했다. 23일 KAIST 에너지포럼 주최로 열린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과학과 정책의 중요성' 이란 강연을 통해서다. 그는 그 대안으로 신재생에너지와 원전의 병행론을 설파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에너지부 장관을 지낸 그는 노벨 물리학상까지 받은 친환경론자다. 그런 그의 '과속 탈원전'을 경계하는 목소리인 만큼 울림도 클 수밖에 없다.

우리의 '묻지마 탈원전정책'의 무모함을 설명하는 그의 논리는 명쾌했다. 한국에서 2060년까지 모든 전력을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다는 목표 달성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한국은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자원이 원천적으로 부족하다는 게 그 근거다. 그런 면에서 한국보다 여건이 나은 독일조차 탈원전을 한다면서 석탄발전을 늘려 결국 환경과 국민건강을 해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국의 (안전성 등) 원전기술은 세계 최고수준"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사실 현재 기술로 원전이나 화전을 신재생발전으로 대체하려면 우리 전국토를 태양광 패널과 풍력발전기로 뒤덮어야 할 판이다. 추 교수 말마따나 그 자체가 새로운 환경파괴다. 그는 "해상풍력의 경우 영국 인근 바다의 평균시속이 초속 15m가 넘는 반면 한국은 7~8m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런 영국조차 새 원전을 지으면서 한국형 3세대 원전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신재생발전에 '올인'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추 교수의 경고가 설득력 있게 들리는 이유다.

물론 그의 충고는 원전을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려는 노력을 관두란 말은 아니다. 정보기술(IT) 구루인 빌 게이츠가 왜 차세대 원전에 투자하고 있겠나. 무인자동차 등 4차 산업혁명기의 IT산업을 발전시키려면 안정적 전력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그는 신재생에너지로 이 수요를 충족할 수 없다고 보고 핵폐기물을 최소화할 원전 기술에 대한 병행투자를 주창하고 있다.

추 교수는 문 대통령에게 "국민에게 가장 이득이 되는 게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라"고 했다. 한국 원전의 강점을 활용하면서 재생에너지 투자도 늘려나가란 조언이다.
그는 소위 '원전마피아'도 아니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이란 패러다임 전환기의 한국 경제를 위해서도 그의 객관적 충고에 귀기울여야 한다. 5년 단임 정부가 에너지 백년대계에 파국의 씨앗을 뿌려선 곤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