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대기업 고용 축소형 성장 벗어나야

지난해 일자리 9만개 줄어.. 서비스산업 중시정책 필요

현대 경제의 특성 중 하나는 '고용 없는 성장'이다. 경제가 성장해도 고용이 늘어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한국의 대기업들은 한 발 더 나아가 '고용 줄이는 성장'을 하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6년 일자리행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경제의 전체 일자리는 2323만개로 전년 대비 22만개(0.9%)가 늘어났다. 그러나 대기업만 놓고 보면 9만개가 줄었다. 대기업 전체 일자리의 3%에 육박하는 규모다. 중소기업이 일자리를 31만개나 늘렸음에도 대기업 일자리가 큰 폭으로 줄어 전체 일자리 증가폭이 22만개에 그쳤다.

대기업들이 경영이 어려워서 고용을 줄인 것이 아니다. 지난해 국내 경기는 경제성장률이 2.8%에 그쳤을 만큼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다. 그러나 수출 및 대기업 경기는 호전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행의 2016년 기업경영 분석에 따르면 대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6.6%로 전년(5.5%) 대비 1.1%포인트, 2014년(4.4%)과 비교하면 2.2%포인트나 높아졌다. 최근 3년 새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부채비율도 전년 대비 7.6%포인트 낮아졌다. 수익성과 안정성이 모두 개선됐는데도 대기업들은 고용을 줄였다.

대기업의 고용 감소는 경기적 요인 때문이 아니라 구조적인 현상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앞으로 상당기간 대기업 고용 감소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도 대기업의 고용 기여도는 매우 낮다. 우리나라의 대기업 일자리 수는 368만개로 전체 일자리의 15.8%(2016년)에 불과하다. 미국은 대기업(250인 이상) 비중이 81.1%에 달하며, 독일과 일본도 각각 79.9%와 66.2%나 된다. 대기업 기준이 250인 이상임을 감안하더라도 우리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좋은 일자리는 대기업에서 나온다. 대기업 고용이 더 이상 줄지 않도록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늘어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산업정책의 중심을 제조업에서 서비스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지난해 업종별 일자리 통계를 보면 건설, 도.소매, 보건.사회복지서비스, 숙박.음식점업 등은 모두 일자리가 늘었다. 하지만 제조업은 14만개나 줄었다. 지난 10년(2006~2015년) 동안 제조업 일자리는 35만개 늘었지만 서비스업 일자리는 이보다 9배나 많은 316만개가 늘어났다. 매출 10억원당 직간접으로 유발되는 일자리 수(취업유발계수)도 서비스업이 제조업의 두 배나 된다.

서비스산업은 일자리의 보고다.
그러나 우리나라 서비스업은 산업화 시대에 만들어진 낡은 규제에 묶여 저임금.저생산성의 함정에 갇혀 있다. 규제를 풀어 대기업의 서비스업 진출을 권장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 국회는 이번 회기 중에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규제프리존법을 반드시 처리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