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끊어진 '낙수효과' 고리 살려야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27 17:12

수정 2017.11.27 17:12

[기자수첩] 끊어진 '낙수효과' 고리 살려야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은 3%대로 복귀하는 게 유력하다. 이 같은 성장세가 내년, 혹은 후년에도 지속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쉽게 답을 하기는 힘들다. 다만 한 가지 명백한 사실이 있다. 바로 내수회복이 성장의 '키(key)'라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세계 교역신장률은 4.0%에 이르지만 내년에는 3.7%로 하락할 전망이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세계 교역신장률 축소는 불안요인이다.


교역이 부진할 때 쓸 수 있는 카드는 내수다. 외부에서 빠지는 만큼 내부에서 성장을 통해 보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럼 우리 경제는 내수성장이 가능할까. 안타깝게도 우리 현실을 보면 내년 내수성장에는 걸림돌이 많아 보인다.

이를 보여주는 지표가 '임금'이다. 올해 들어 8월까지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우리나라 실질임금 증가율은 0.3%다. 올해 3.4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실질 경제성장률 3.1%와는 차이가 크다. 또 올해 한국 실질임금 증가율은 미국(0.7%)과 유로 지역(1.2%)보다 낮다.

가계소득으로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 3.4분기 월평균 명목 가구소득은 453만7000원으로 1년 전보다 2.1% 증가했지만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소득은 월평균 439만2000원으로 1년 전보다 0.2% 감소했다. 물가상승분을 제외하면 실제로 가구가 손에 쥐는 돈은 줄었다는 의미다. 실질소득은 2015년 4.4분기 이후 쭉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내수의 기본은 내국인의 소비다. 소비를 위해서는 충분한 소득이 보장돼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가계소득은 내수회복을 이끌 만큼 충분하지 못한 상황이다. 올해 우리 경제는 경제성장률이라는 수치는 회복이 됐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 있다.

당분간 세계 경제가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우리 수출의 개선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지금이 우리 경제에서 끊어진 '낙수효과'의 고리를 살려낼 기회라고 봐야 한다. 우리 경제에서 높은 수출의존도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따라서 수출의 성과로 임금이 오르고 다시 내수를 성장시키는 '낙수효과' 회복이 시급하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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