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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 정도경영에 답이 있다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29 17:05

수정 2017.11.29 17:05

[fn논단] 정도경영에 답이 있다

승승장구하던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어느 날 갑자기 불명예스럽게 중도사퇴하거나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게 되는 뉴스를 간혹 접하게 된다. 그 사유를 보면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공금횡령, 분식회계, 인사비리 등 기본과 원칙을 지키지 않고 꼼수나 편법으로 사욕을 채우거나 공명심에 사로잡혀 실적을 부풀리는 그야말로 정도를 벗어난 경영에서 비롯된 일이라 할 것이다. 한마디로 정도경영(正道經營)을 하지 못한 것이다.

필자는 우리은행 CEO로 취임하면서 정도경영, 정도영업을 천명하며 "정도경영이란 은행의 지속성장을 위하여 기본과 원칙을 지키면서 고객행복을 실현하는 정정당당한 영업방식"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정도영업을 소홀히 하면 소탐대실(小貪大失)하고, 공든 탑이 한순간에 무너지게 됨을 명심해야 하며 불건전 영업행태는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기적으로 반복해서 강조했다.

정도경영의 키워드는 기본과 원칙이다. 우리나라 대기업 그룹에서도 빠짐없이 윤리경영, 준법경영을 핵심가치로 삼고 있다. 기업환경이 옛날과 달라 조그마한 실수 하나가 기업의 존망으로 연결됨을 인식하고, 운영리스크 관리시스템 구축이나 전문인력을 보강해 나가는 현상은 당연한 결과다.

그러면 도대체 왜 정도를 벗어난 경영사례가 빈번히 일어날까. 사욕과 입신영달을 위한 과욕에서 비롯된다 할 것이다. 논어에서도 욕속즉부달(欲速則不達)이라, 빠르고자 하면 오히려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즉 급할수록 돌아가라 하지 않았던가. 또 견소이즉(見小利則) 대사불성(大事不成)이라, 작은 이익을 얻으려 하면 큰일을 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빠르고도 쉽고 편하게 목표를 이루려고 잔머리를 굴리면 궤도를 벗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조직 내 의사소통이 원활치 못할 때 소위 동맥경화 현상이 일어나며 문제가 커진다. 칭찬받을 건만 보고하고 자칫 야단맞을 일은 보고조차 되지 않아 서랍 속에서 잠자게 된다면 분명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 일이 생길 것이다.

그렇다면 조직의 리더는 어떤 기본자세를 가져야 할까.

리더는 과욕과 조급증에서 벗어나야 한다. 직을 이용한 사욕은 탈이 날 수밖에 없으며, 주변의 유혹에 자신도 모르게 빠질 수도 있으니 단단히 정신무장을 해야 한다. 윗자리는 그만큼 어렵고 외로운 법이다. 멈추지만 않는다면 얼마나 천천히 가는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격언이 있다. 우리는 토끼와 거북이 이솝우화 교훈을 통해 잘 알고 있지만 때론 토끼가 되어버리는 리더가 적지 않다. 대충대충 말하고, 대충대충 실행하는 태도를 떨쳐내려고 힘써야 한다.
이는 이산 정조대왕 훈어(訓語) 중에 '관련 규정이나 매뉴얼이 있지만 대충 넘어가도 남들이 모를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큰 오산이요, 실패의 싹이 된다'라는 말에도 있다.

조직의 지속발전과 고객행복, 나아가 리더 자신의 영광을 위해서도 정도경영이 답이다.
기본으로 돌아가자. 'Back to the Basic' 할 것을 새삼 강조해본다.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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