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北 또 ICBM 발사 … 제재망 더 조여야

핵무장 완성 의지 드러내.. 전면 봉쇄 이외 대안 없어

북한이 29일 새벽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지난 9월 15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을 발사한 이후 75일 만이다. 대북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11번째 미사일 도발이다. 김정은 정권으로선 우리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여하한 압박이나 설득에도 아랑곳 않고 핵무장을 완성하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한 형국이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고도 약 4500㎞, 예상 비행거리는 약 960㎞인 것으로 추정됐다. 정상 고도로 비행했다면 1만3000여㎞에 달하는 역대 최대사거리다. 특히 이 정도라면 미국 수도 워싱턴DC는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별장이 있는 플로리다까지 타격권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앞으로 정상궤도로 한 번 더 실험해 대기권 재진입 기술까지 확인하면 북한이 '핵탄두를 장착한 ICBM'이란 비대칭무기를 손에 쥐게 되는 셈이다. 그러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우리가 그러한 상황을 처리할 것"이라며 해상봉쇄까지 포함한 추가 대북 압박을 암시했을 것이다.

문제는 우리의 선택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 소집, 대응책을 논의했다. 군도 곧바로 지.해.공 미사일 합동 실사격훈련을 실시했다. 하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때마다 해오던 매우 정형화된 패턴의 대응으로 비친다. 그래서인지 문 대통령이 "북한이 상황을 오판해 우리를 핵으로 위협하거나 미국이 선제타격을 염두에 두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고 했지만, 절박한 인식은 읽히지 않는다. 북핵보다 미국의 과잉대응 가능성을 더 염려하는 것으로 투영되면서다.

북한의 핵 폭주가 레드라인을 밟아선 터에 의례적 대응으로 이를 멈추기를 기대하긴 어렵다. 그간 "전쟁은 안 된다"는 대미 메시지와 함께 북핵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며 '한반도 운전자론'을 주창해온 정부로선 당혹스러운 사태다. 하지만 북한이 핵 폐기 협상장으로 나올 때까지 전면봉쇄 이외의 대안은 안 보이는 상황이다.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고 아프리카 나라들까지 대북제재에 동참하는 마당이다. 그렇다면 정부도 대북제재에 관한 한 엉거주춤한 행보에서 벗어나야 한다. 곧 북핵을 머리에 이고 살 판인 우리가 민간단체의 방북을 허용하고 인도적 지원 명목으로 800만달러 지원을 결정하는 등 제재망에 구멍을 내어선 곤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