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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5개월만에 금리 인상] 내년 금리인상 1~2회 조절론.. 완만한 통화정책 정상화 전망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30 17:33

수정 2017.11.30 17:33

내년 추가 인상 속도는
금통위 "동결" 의견도 나와.. 이총재도 "추가 인상 신중"
美 내년 3~4회 인상 예측에 금리인상 압박 변수 커질듯
한국은행이 11월 3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가운데 내년 추가인상 속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금리인상 결정에 금통위 내부 이견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한은이 앞으로 신중한 기준금리 인상 행보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미국이 내년 기준금리를 3회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 주요 변수 중 하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한 금통위 결정에 대해 조동철 금통위원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조 금통위원은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 부장 출신으로 그간 경제성장을 중시하며 통화완화를 선호하는 '비둘기파(완화적 통화정책 선호)'로 분류돼왔다.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나옴에 따라 내년 기준금리 추가 인상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총재도 이날 추가 금리인상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기준금리 추가 조정 여부는 성장과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신중히 판단해 나갈 것"이라며 "시장의 내년 1~2회 추가 인상 전망을 (총재로서) 평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도 비슷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소수의견이 개진됐다는 사실은 향후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의 속도를 가늠하게 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앞으로 통화정책 정상화가 완만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내년 추가 금리인상 속도조절론이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여기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속도다. 한은의 이번 금리인상 결정 배경 중 하나도 미국과의 금리역전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연준은 12월 한 차례 금리인상에 나선 이후 내년에 3회가량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미국 세법개정안이 통과된 이후에는 연준의 내년 금리인상 기대가 4회로 늘어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한은 입장에서는 연준이 내년 3~4회 인상에 나설 경우 금리인상 압박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미국 금리가 한국 금리보다 더 높아지면 가장 우려되는 점은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본이 유출되는 것이다. 자본을 운용하는 입장에서는 금리가 같다면 신용도가 높고 안정적 투자처를 선호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우리 금리에 미치는 요인은 경제지표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대외적 요인으로도 만들어진다"며 "선진국과 금리 방향과 우리 금리 방향은 동조화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연준 통화정책이 중요한 변수지만 한은 기준금리 결정과 직결되지 않는다는 기존 견해를 유지했다.

이 총재는 "연준 금리인상 자체보다 그것이 우리 경제·금융 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를 판단할 것"이라며 "앞으로 금리정책에서 성장이 견실한지, 물가상승이 목표 수준으로 근접하는지 여부를 가장 먼저 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문제도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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