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수술중 수혈 줄이려는 의사들의 움직임, 왜 그럴까요?

(39)적정수혈

김영우 대한환자혈액관리학회 회장(국립암센터 위암센터장)이 위암 환자에게 수술을 하고 있다. 수술시에는 적정수혈을 사용해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의사들을 중심으로 수술 시 수혈을 줄이자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김영우 대한환자혈액관리학회 회장(국립암센터 위암센터장)은 "적혈구 사용량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일본, 호주 등 선진국에 비해 수술 시 수혈 사용량이 많은 편"이라며 "수술 시 '적정 수혈'을 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선진국은 2013년 이후 환자 혈액관리 사용량 감시 및 통제시스템 등을 도입해 혈액사용량을 줄이는 추세입니다. 또 국가에서 혈액 관리를 진행 중입니다.

영국은 혈액 부족 시 의료기관 대응활동을 포함한 '혈액부족 시 대응계획'을 운영 중이며 호주는 혈액 부족시 의료기관 수술 취소 권고, 헌혈자 선별기준 및 검사 완화 조치, 혈액원과 재고조정 등 국가혈액 공급 지속성 확보계획을 운영 중입니다.

그렇다면 환자 입장에서는 어떤 게 좋은 걸까요. 수술할 때 피가 모자라면 수혈을 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수혈은 다른 사람의 피를 받는 것입니다. 보통 1파인트가 400㏄가량 됩니다. 또 위험한 수술로 피를 많이 흘릴 경우에는 여러 파인트의 혈액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서로 다른 피가 환자의 몸에 들어왔을 때 면역학적인 문제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의료진들이 수혈을 줄이는 치료를 선행할 수도 있습니다. 이정재 순천향대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여성의 경우 월경량이 많은 사람이 산부인과 질환으로 수술할 때 수혈을 하게 된다"며 "만약 철결핍성 빈혈이 있는 경우 미리 철분제를 투여하는 등 수술 전 치료를 통해 수혈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의료진들의 노력으로 수혈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또 수혈의 부작용으로 꼽는 것 중 하나는 감염되거나 다른 혈액이 잘못 투여되는 것입니다. 혈액이 과다투여된 경우에도 입원기간이 길어지고 사망률이 높아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혈액 부족도 수혈을 줄여야 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지난해 헌혈 인구는 약 3907만명으로 5년 만에 감소세에 접어들었습니다. 문제는 헌혈을 많이 하는 10~20세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연령별로 헌혈 인구를 살펴보면 10∼20대 73%, 30∼40대 22.9%, 50∼60대 4.1%였습니다. 또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수혈을 받아야 하는 노인 인구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혈액 보유 현황은 11월 기준으로 평균 3.84일분입니다. 적정 혈액보유량인 5일분 이상에 미달되는 것이죠.

최근 정부에서도 혈액관리사업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헌혈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적정수혈을 실시하려는 의료진들의 노력으로 혈액수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으면 합니다.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