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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회 대한민국 로봇대상 및 로봇인의 밤] 한양대학교 한재권 교수 "로봇 개발의 핵심은 휴머니즘, 공학자 로봇 윤리 뒷받침돼야"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06 21:50

수정 2017.12.06 21:50

주제강연
로봇과 경쟁아닌 협업 강조.. 고령화 사회엔 가치 더 확대.. 사회학-공학 융합 노력 필요
사회학-공학 융합 노력 필요
한양대학교 한재권 교수
한양대학교 한재권 교수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기 시작하면서, 로봇이 인간의 삶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로봇을 만드는 인간들이 확고한 '로봇 윤리'를 가져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세계적 로봇공학자인 한재권 한양대 융합시스템학과 교수는 6일 서울 청파로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제12회 대한민국 로봇대상 및 로봇인의 밤'에서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며 "로봇이 인간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다양한 산업과 사회 전반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공학자들의 '로봇 윤리'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재난구조로봇 '똘망' 설계자로 유명한 한 교수는 '4차 산업혁명시대, 로봇의 가치 및 인재상'을 주제로 한 이날 강연에서 로봇과의 경쟁이 아닌 협업을 강조했다. 기존 일자리에 비춰봤을 때 로봇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겠지만, 새로운 일자리도 꾸준히 생겨날 것이란 관측이 잇따르기 때문이다. 글로벌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대표적 사례다.
아마존은 전 세계 물류센터와 배송시스템에 로봇을 투입, 위험한 직군은 줄이고 신규 일자리를 늘려가고 있다.

또한 한 교수는 고령화사회에 진입하면서 로봇의 가치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인구고령화로 노동력이 부족해지는 것을 감안하면 로봇은 인간을 대체하는 기계가 아니라 조력자로 활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령 근력을 증강시켜주는 외골격 로봇을 착용하면,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나 장애인들도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최근엔 사람의 표정변화를 감지하고 심리상태를 분석할 수 있는 로봇에 대한 연구개발(R&D)도 이뤄지고 있다. 즉 로봇이 노인들의 말벗이나 어린이의 학습지도선생 등으로 활약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로봇업계를 바라보는 대중의 마음 속에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일터는 물론 친구나 배우자로서의 역할까지 로봇이 대체할 수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 교수는 "로봇공학자로서 사람들의 고민에 눈을 감아서는 안된다"며 "인문학 및 사회과학과 로봇공학을 융합하는 노력은 물론, 로봇 연구 지향점을 늘 인류의 삶 개선에 두는 사명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급격히 발전하고 있는 로봇기술의 올바른 쓰임을 찾기 위해서는 개발자들이 로봇을 왜 개발하려고 하는지 명확한 목표의식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 교수는 2015년 미국에서 열린 재난구조로봇대회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스' 도전기를 회고했다. 그는 "사람을 구하는 로봇을 꼭 만들고 싶었다"며 "각종 재난현장에서 사람이 위험에 처했을 때 자신을 희생하며 사람을 구하는 로봇, 삶의 육체적 고통을 해결해주는 로봇, 사람의 친구가 되어 주는 로봇들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 중인 한 교수는 공장 무인화 등 스마트 팩토리와 인간형 로봇을 둘러싼 각국 정부의 기술경쟁 현황도 전했다. 특히 미국, 중국, 일본 등의 로봇산업 헤게모니 쟁탈전을 언급하며, 국내 로봇산업의 저변 확대를 위해서는 해당 인재들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는 점을 피력했다.


한 교수는 "훌륭한 로봇을 개발할 사람들과 그 로봇을 훌륭하게 잘 써줄 사람이 동시에 존재하는 사회를 꿈꾼다"며 "로봇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결국 사람이 희망이고 사람이 미래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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