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I=착한 투자' 환상은 그만…"냉철한 사회책임투자가 정답"

지난 5일 서울 성수일로 서스틴베스트 본사에서 박종한 투자분석팀 팀장이 사회책임투자(SRI)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등급에 관해 말하고 있다. /사진=남건우 기자
'착한 투자'
사회책임투자(SRI)를 바라보는 세간의 인식이다. 최근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 도입 확대로 SRI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초점은 '투자'가 아닌 '사회책임'에 맞춰져 있다. 이같은 시선에 박종한 서스틴베스트 투자분석팀 팀장은 '오히려 SRI이야말로 기존의 투자보다 더 냉철한 투자'라는 입장을 내놨다. 지난 5일 서울 성수일로 서스틴베스트 본사에서 그를 만나 SRI가 받고 있는 오해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SRI 컨설팅업체 서스틴베스트는 지난 2009년 국내 최초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등급을 자체 개발해 'ESGValue'라는 이름으로 선보였다. ESG등급은 SRI의 투자지표로 활용된다. 박 팀장은 서스틴베스트에서 ESGValue 개발을 총 지휘하고 있다.

박 팀장은 SRI이야말로 오랫동안 생존할 기업을 선별하는 이성적인 투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의 투자가 주주 관점에서 기업을 분석해 종목을 선택하는 거라면, SRI는 이해관계자 관점에서 기업을 보는 것"이라며 "주주는 물론 노동자, 협력업체, 소비자, 환경단체 등 기업을 둘러싼 여러 이해관계자들을 모두 감안해 오히려 기존 투자보다 더 많은 필터로 기업을 걸러낸다"고 말했다. 재무적인 요소와 더불어 비재무적인 요소까지 모두 고려하는 SRI를 통해 보다 촘촘하고 정확한 투자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SRI의 중심에는 ESG등급이 있다. ESG등급은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 등을 분석해 기업의 지속가능성 수준에 점수를 매긴 것이다. 박 팀장은 "8명의 팀원이 95개 평가기준을 가지고 6~7개월 동안 900여개 기업의 ESG등급을 산출한다"며 "서스틴베스트가 현재 ESG등급 시장에서 약 8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데, 경쟁력은 어느 평가기준에 어느 정도의 가중치를 부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어려운 점도 있다.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하는 재무제표와 달리 ESG등급 산출의 근거자료인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공시 의무가 없다.

박 팀장은 "큰 기업들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되도록 내놓는 편이지만, 많은 기업들은 발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그럴 때면 회사 홈페이지를 찾는다든가 정부기관이 발표한 자료를 일일히 검색해 데이터를 수집한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최근 국회에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 의무화에 관한 입법 시도가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ESG등급을 산출하는 입장에선 필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thica@fnnews.com 남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