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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세계 4대 문명 발상지인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를 연결하는 교통 요충지에 예루살렘이 있다. 예루살렘의 '예루'는 도시, '살렘'은 평화란 뜻이다. 합쳐서 평화의 도시란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실제로는 축복과 저주가 교차하는 역사적 경험을 끝없이 되풀이하고 있다.

예루살렘은 독특한 역사적 배경을 가졌다.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가 시차를 두고 차례로 지배했던 곳이다. 세 종교의 성지가 자그마한 이 도시 안에 남아 있다. 세 종교는 유일신을 믿는다. 세 분의 유일신이 한집에 모여 사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유대인에게 예루살렘은 하나님이 약속한 젖과 꿀이 흐르는 성스러운 땅의 중심 도시이자 통곡의 벽이 있는 곳이다. 기독교인에게는 예수가 죽기 전 십자가를 메고 고난의 길을 걸었던 곳이다. 무슬림(이슬람교도)에게는 예언자 무함마드(마호메트)가 승천해 신의 계시를 받아온 곳이다.

이슬람 지배하에 있었던 중세와 근대 1200년 동안 기독교인에게 예루살렘은 되찾아야 할 대상이었다. 성지 탈환은 270여년을 끈 십자군 전쟁의 명분이 된다. 이슬람인들은 예언자의 승천지를 목숨을 걸고 지켜야 했다. 기독교인과 이슬람인 간의 분쟁 역사는 이토록 길다.

예루살렘은 서로 다른 두 민족의 수도이기도 하다. 첫 주인은 유대인들이었다. 기원전 1000년쯤 다윗왕이 이곳에 유대인의 나라를 세웠다. AD 1세기쯤 유대국가는 로마군인들에 의해 완전히 파괴된다. 이후 이 땅은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넘어가 2000년 동안 삶의 터전이 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예루살렘의 운명은 또 한번 바뀐다. 연합국이 이곳에 이스라엘 건국을 허용하면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의 긴 분쟁이 시작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한번 뇌관을 건드렸다. 6일(현지시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고 선언했다.
현재 텔아비브에 있는 미국 대사관도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고 했다. 이스라엘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나머지 중동 국가들은 대부분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새로운 해법"이라고 하지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집권 정파인 하마스는 "트럼프가 지옥문을 열었다"고 한다. 이러다 세계 어딘가에 초대형 테러가 또 터지는 건 아닐까.

y1983010@fnnews.com 염주영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