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내년 4선 대통령 도전.. 총리까지 17년째 권력 유지

당선땐 24년간 러시아 지배

푸틴, 4선 도전 선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에 위치한 고르키자동차(GAZ) 공장을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내년 3월에 열리는 대선에 4번째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타스연합뉴스
지난 2000년부터 러시아를 이끌어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년 3월에 열리는 대선에 또다시 출마, 4선 대통령에 도전한다고 선언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미 당선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1950년대 이오시프 스탈린 이후 러시아의 최장기 지도자가 될 전망이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6일(이하 현지시간) 니즈니 노브고로드에 위치한 고르키자동차(GAZ)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마치 추대에 응낙하듯이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공장에서 열린 노동자.재향군인 행사에 참석한 그는 한 공장노동자가 단상에 올라 "만약 이 자리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면 여기 모인 모든 이들이 당신을 지지할 것"며 출마를 촉구하자 "그렇다. 러시아 연방을 위해 출마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1시간 전에 방송된 생방송 인터뷰에서 아직 출마 여부를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오직 전진할 뿐이며 그 무엇도 이를 멈출 수 없다"고 운을 떼고 "당신과 같은 노동자들과 함께라면 우리는 앞으로 마주할 가장 어려운 시련이라도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0년 제 3대 러시아 대통령에 당선되어 4대, 6대 대통령을 역임한 푸틴 대통령은 3연임 제한 규정을 피하기 위해 2008년~ 2012년 자발적으로 총리직을 맡았다. 그는 해당 기간까지 합치면 17년째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65세인 푸틴 대통령은 내년 3월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2024년까지 24년간 러시아를 지배하게 된다. 현대 러시아의 지도자 가운데 이오시프 스탈린 소련 서기장(29년)을 제외하면 최장기 재임기간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푸틴 대통령의 4선이 이미 기정사실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 여론조사기관인 레바다센터가 지난 9월 15~16일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52%가 푸틴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집권 초기 8년간 소련 붕괴로 혼란에 빠진 러시아를 안정시키는 동시에 유가 상승에 힘입어 경제성장을 일궈냈다. NYT는 그가 2014년 이후 유가 폭락과 크림반도 합병에 따른 경제제재로 내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방에 포위당했다는 러시아 국민들의 전통적인 피해의식을 자극해 강력한 지도자상을 만들어 냈다고 평가했다. 특히 노동자 계층은 지난 2011~2012년 모스크바에서 발생한 반정부 시위 당시 앞장서 시위대와 싸울 만큼 푸틴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과 맞설만한 적수도 없다. 유일한 대항마로 꼽혔던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는 과거 횡령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아 대선 출마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외에 러시아 공산당의 게나디 주가노프, 자유민주당의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도 대선에 나올 수 있지만 다들 70세가 넘은 고령에다 인기도 없다. NYT는 푸틴 대통령이 현재 대선 승리가 아니라 저조한 투표율로 승리의 후광이 바랠까봐 걱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레바다센터 조사에서 내년 대선에 투표하겠다고 밝힌 응답자는 64%에 불과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