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예루살렘 수도 인정’ 후폭풍]

"지옥문 열었다" 아랍권 맹비난

"국제법에 위배" 마크롱도 유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약 70년간 이어지던 '예루살렘 중립 원칙'을 깨고 이스라엘의 손을 들어주면서 세계 각국 여론이 들끓고 있다. 현지 중동 사회와 주변 아랍 국가들은 새로운 투쟁을 예고했고, 중동 평화협상을 지지해 왔던 유엔과 유럽 국가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에 일제히 반발했다.

6일(이하 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내 이슬람 단체들은 공동성명을 내고 6일부터 사흘간을 '분노의 날'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가자지구에서는 수백명의 시위대가 미국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웠으며 레바논 베이루트에서도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시위가 이어졌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인 하마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에서 미국의 이해관계에 "지옥의 문을 열었다"고 주장했다. 이집트는 외무부 명의로 성명을 내고 미국의 조치가 평화 정착에 "극도로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도 종파를 가리지 않고 한목소리로 미국을 비난했다.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대변인은 "왕국은 미국 정부가 이번 행동을 번복하기를 바라며, 팔레스타인이 적법한 권리를 회복하게 하려는 국제사회의 의지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냈다. 시아파 맹주인 이란 외교부는 이번 조치가 "비이성적이고 도발적인 결정으로 새로운 인티파다(저항운동)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향후 극단주의와 폭력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루살렘에 대한 우려는 아랍권 밖에서도 흘러나오고 있다.
영국 등을 포함한 8개국은 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번 주 내로 긴급회의를 열 것을 요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행동에 대해 "국제법과 모든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도 위배되는 유감스러운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텔아비브의 주이스라엘 영국대사관을 이전하지 않겠다며 "예루살렘의 지위 문제는 양자 간 협상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