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의 시대' 경찰 고위직 인사..검·경 수사권 조정 ‘포석'

문재인 정부 들어 두번째로 단행된 경찰 고위직 인사에서 그동안 전 정부를 대표했던 주자들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새로운 얼굴들이 떠올랐다. 정부가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으로 대변되는 검찰 및 경찰 개혁을 강력 추진중인 가운데 경찰조직도 변화와 개혁의 시대에 맞춰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변화와 개혁에 무게
정부는 8일 실시한 경찰 고위직 인사에서 변화를 선택했다. 안정을 추구했던 지난 인사와 달라진 점이다. 이날 인사에서 이주민 인천경찰청장과 박진우 경찰청 차장이 신임 서울경찰청장과 경찰대학장에 각각 내정됐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김정훈 서울경찰청장과 서범수 경찰대학장은 옷을 벗게 됐다.

김 청장과 서 학장은 문 대통령 당선 후인 지난 7월 단행한 인사에서 자리를 지켰던 인물들이다. 이 청장과 박 차장은 당시 치안감에서 치안정감으로 승진했다. 지난 인사에서 경찰조직을 급격히 흔들기보다 당분간 안정을 유지하자고 판단했던 청와대가 이번에는 변화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청장은 강력한 차기 경찰청장 후보로 부상했다. 이 청장은 경찰대학 1기 출신으로, 주로 정보 분야에서 업무를 맡아 왔다. 뉴욕 총영사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으며 경찰청 외사정보과장, 경찰청 정보심의관, 울산경찰청장, 경찰청 외사국장 등을 역임했다.

온화하고 꼼꼼한 성품을 바탕으로 조용한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경찰 직원들의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양평 출신이라는 점도 지역색에서 한 발 벗어나 강점으로 꼽힌다. 참여정부 초기인 2003~2004년에는 청와대 행정관을 지내 현 정부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찰대 출신 약진 두드려져
민갑룡 신임 경찰청 차장 내정자의 약진도 눈에 띈다. 전남 영암 출신의 민 내정자는 경찰대 4기로, 송파경찰서장, 경찰청 기획조정담당관, 광주경찰청 제1부장을 거쳐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장, 서울경찰청 차장, 경찰청 기획조정관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11월 정기 인사에서 치안감으로 승진한 민 내정자는 불과 1년 만에 치안정감으로 초고속 승진을 하게 됐다.

무엇보다 수사구조 개혁에 정통한 인물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펼쳐질 검·경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경찰 측 논리를 개발하고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 청장과 민 내정자를 비롯한 경찰대 출신들이 강세를 보인 점도 이번 인사의 특징이다.
치안정감 6명 중 이기창 경기남부경찰청장까지 경찰대가 3명이나 포진됐다. 경무관에서 치안감으로 승진한 4명 중 간부후보 출신인 이상로 서울경찰청 경무부장을 제외한 3명도 경찰대 출신이다. 김규현 경찰청 정보화장비정책관과 임호선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은 경찰대 2기, 김창룡 워싱턴 주재관은 경찰대 4기다.

jun@fnnews.com 박준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