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기재부에서 쏟아진 반기업 정책 자성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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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엔 친기업정책 펼쳐야" 혁신성장 힘있게 주도하길

경제정책의 산실인 기획재정부에서 문재인정부 경제정책 방향과 관련해 반기업 정책에 대한 자성론이 쏟아져 나와 주목된다. 기재부는 지난 6일 '2018 경제정책 방향 부내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는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차관, 국.실장 등 주요 간부진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당초 2시간 예정으로 토론회를 시작했으나 3시간이 지나서야 끝날 만큼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한 참석자는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경제부처가 반기업적 정책을 쏟아낸다는 비난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다른 참석자는 "내년부터는 친기업 정책을 펼쳐서 친기업 정부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히 최근 경제계가 반발하는 최저임금 문제와 관련,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만큼은 친기업적 정책을 적극 펴는 것이 좋겠다"는 제안도 나왔다. "정부가 반기업적이라는 꼬리표가 붙으면 될 일도 안 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주류를 이뤘다. 내년 경제전망 등은 의견이 엇갈렸다. 그러나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기업에 힘을 더 실어줘야 한다는 점에 대체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한다.

출세가 보장된 엘리트 관료집단인 기재부 고위직 공무원들이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내세운 정책 방향과 결이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드문 일이다. 이들은 과거 주요 정책을 입안할 때 청와대나 정치권 장단에 맞추거나 눈치보기로 일관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결과 잘못된 정책들이 여과 없이 입안.집행됨으로써 국민경제에 적지 않은 폐해를 남긴 전례가 하나둘이 아니다.

현 정부의 정책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닐 것이다. 현실을 무시한 급진적 이상론이라는 비판을 듣는 탈원전, 공무원 증원, 비정규직 제로, 최저임금 대폭 인상 등의 정책은 그런 범주에 속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오죽하면 이낙연 국무총리가 7일 국정현안점검회의에서 "작금의 노동현안이 문재인정부에 큰 짐이 될 것 같다"고 했겠는가.

기재부가 청와대나 여당과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바람직한 현상이며, 우리는 이를 높이 평가한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가 이날 토론회 내용이 의미 있는 결과물 도출로 이어졌으면 한다. 연말에 발표될 새해 경제정책 방향에는 소득주도 성장과 함께 김 부총리가 주도하는 혁신성장 관련 정책들이 비중 있게 포함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