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4차 산업혁명, 광주의 시간을 향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12 17:00

수정 2017.12.12 17:00

[특별기고] 4차 산업혁명, 광주의 시간을 향해

정체의 시대다. 끝없이 팽창할 것 같던 세계 경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내 경제도 내수회복세 약화, 주력산업 경쟁력 저하, 생산가능 인구 감소 등으로 성장 모멘텀을 잃으면서 잠재성장률마저 둔화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정책 전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미국과 중국 간 통상마찰 등 갈수록 커져가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를 더욱 위협하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 경제성장 과정에서 구조적으로 소외됐던 지역민들에게 세계 경제의 충격과 함께 다가온 정체의 시대는 유독 시리고 아프게 느껴진다.

최근 들려오는 금호타이어, 동부대우전자 등 그나마 지역경제 버팀목 역할을 하던 견실한 기업의 위기 소식은 이 같은 냉엄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소외에 아파하고 눈물 흘리던 광주는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흐름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다시 뒤집을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획기적 기술 발전이 촉발한 4차 산업혁명은 경제.사회 분야를 포함한 시민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따라서 어떤 방식으로 준비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불평등이 고착화된 경제구조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혁명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접근뿐만 아니라 산업정책부터 사회정책을 아우르는 총체적 대응이 중요하다.

이에 우리 시는 돌파구를 찾기 위한 총체적 접근법을 구상 중이다.

우선 스마트 팩토리를 중심으로 제조 프로세스를 혁신하고자 한다. 그리고 원청과 하청 간의 수직적 계열관계에서 벗어나 수평적 협업관계의 생산 시스템을 만들어내려 한다. 교육과 인재양성 시스템은 유연하고 효율적 생산시스템을 지속 가능케 할 것이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신산업을 발굴하고, 신사업을 추진할 기업을 육성해 경쟁자들보다 한발 앞서 가려 한다. 자동차와 에너지 등 지역 주력산업의 고도화뿐만 아니라 AI, 헬스케어, 빅데이터, 클라우드, IoT 등 융합 신산업 발굴 육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나아가 지역민의 경험과 자원을 더 깊게 연결해 '스마트 휴먼시티'로 거듭나려 한다. 사람의 가치를 존중하고, 시민의 삶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새로운 방식의 산업혁명을 선도하려는 것이다. 개발과 발전이라는 미명하에 소외받는 사람이 없는, 따뜻하고 인간적 스마트 시티를 지향한다.

지역민의 여건과 아픔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공감을 갖고 출범한 문재인정부에 있어 정치적 의미의 적폐청산도 중요하지만, 구조화된 소외 속에서 흘렸던 광주의 눈물을 닦아주고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르게 잡아주는 것도 이에 못지않은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이에 화답하듯 지난 3월 광주시가 '응답하라! 광주의 미래를!'이라는 도발적 슬로건과 함께 제시했던 공약들이 문재인정부의 국정과제에 대거 반영됐다. 여기에는 언급했던 4차 산업혁명을 통한 우리 시의 돌파구가 요소마다 스며있다.


4차 산업혁명 그리고 문재인정부의 공약은 광주의 변화를 이끌어 갈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 것이다. 더불어 이 모든 것의 종착점이 '일자리'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정체의 시간을 넘어 이제 '광주의 시간'이 올 것이다.

윤장현 광주광역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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