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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올림픽 이야기] 평창올림픽 중계권료 1조원 누가 가져갈까?

성일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12 17:15

수정 2017.12.12 18:07

올림픽 중계권의 경제학
[재미있는 올림픽 이야기] 평창올림픽 중계권료 1조원 누가 가져갈까?
매년 10월 마지막 일요일마다 미국 내 한인교회 목사님들이 빼놓지 않고 당부하는 말이 있다. "제발, 다음주 예배에 늦지 마세요." 미국에선 매년 11월 첫째주 일요일에 이른바 서머타임(일광절약시간·daylight saving time)이 해제된다.

3월 둘째주부터 시작된 서머타임은 이날 밤 2시를 기해 끝난다. 이에 따라 2시가 1시로 바뀐다. 한인 동포들은 이를 두고 '한 시간을 번다'고 표현한다. 일요일 아침 10시가 9시로 둔갑한다.
미리 시계를 조정해놓지 않으면 약속시간에 한 시간 늦는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10시 예배시간에 맞춰 교회에 도착하면 이미 끝날 무렵이다. 매년 10월 마지막 일요일에 목사님들의 당부가 빠지지 않는 이유다. 한국에는 물론 서머타임이 없다. 유럽과 미주 등 일부 국가에서만 시행된다.

1988년은 한국에 마지막으로 서머타임이 실시된 해다. 88서울올림픽 때문이었다. 서울올림픽 중계를 위해 당시로는 어마어마한 3억달러를 지불한 미국의 NBC방송은 한국 정부에 서머타임을 실시해달라고 요구했다. 미국 동부지역 시청자들의 저녁시간에 맞추기 위해서였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선 NBC 시청자들을 위해 수영과 육상경기를 밤 10시에 시작했다. 평창에선 동계올림픽의 꽃으로 불리는 피겨스케이트 싱글 경기가 오전 10시에 벌어진다. 거금을 내놓는 NBC의 프라임타임 중계방송을 위해서다.

동계올림픽 중계권료는 그동안 폭풍 성장을 거듭해왔다. 1960년 미국 서부 스쿼밸리에서 열린 동계올림픽 중계권료는 5만달러(이하 NBC방송 기준)였다. 2014년 소치올림픽에선 7억7500만달러로 껑충 뛰었다. 54년 만에 무려 1만5000배 이상 폭등했다. 2018년 평창올림픽 중계권료는 9억6300만달러다. 한화로는 1조원이 넘는다.

이 돈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계좌로 송금된다. 이후 49%가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로 배분된다. 올림픽의 수익은 중계권료와 후원사 스폰서 비용, 입장권 판매, 라이선싱 사업 등으로 이루어진다. 이 가운데 중계권료와 스폰서 비용이 70%로 가장 크다.

2012년 런던올림픽은 총 35억달러의 중계권료를 거둬들였다. 그중 NBC의 몫이 22억달러로 가장 많다. NBC의 입김이 세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유럽과 아시아 등 나머지 나라를 모두 합한 것보다 오히려 많다. NBC는 총 76억5000만달러(약 7조8000억원)를 들여 2032년 올림픽까지 미국 내 독점 중계권을 확보했다.


NBC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선수들의 평창올림픽 불참으로 시청률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IOC의 러시아 출전금지 조치로 이러한 염려는 더욱 증폭됐다.
올림픽을 향한 국민적 열기가 절실한 시점이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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