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文대통령, 방중 성과에 집착 버리길

국빈 방문에도 의전 무례.. 당당히 할말하고 돌아오길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한.중이 진정한 동반자가 되기 위한 여정"이라며 3박4일간의 중국 국빈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14일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 등으로 꼬인 양국관계를 복원할 무대로 기대된다. 그러나 걱정스러운 조짐도 보인다. 중국 국영 CCTV가 12일 문 대통령 회견 내용을 왜곡 보도한 게 단적인 사례다. 지난 10월 정부가 천명한 것처럼 사드 추가 배치를 않고,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와 한.미.일 군사동맹에 불참한다는 소위 '3불(不) 입장'을 한.중 간 합의로 기정사실화하려는 태도에 중국 지도부의 의중이 반영됐다면 심각한 사태다.

한.중 수교 25주년을 맞은 올해다. 문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가 선순환 궤도로 진입한다면 쌍수를 들고 반길 일이다. 우리 측에서 260여명에 이르는 역대급 경제사절단이 동행한 데서도 읽히는 기류다. 하지만 손님을 불러놓고 취하고 있는 중국 측의 오만한 자세가 문제다. 문 대통령이 도착하는 날 시 주석 등 지도부는 난징대학살 행사에 참석한다며 베이징을 비운다. 리커창 총리와의 15일 오찬도 늦은 오후 면담으로 조정됐다. 의전적 무례보다 더 마음에 걸리는 건 공공연하게 사드 갈등의 '봉인'을 풀려는 중국의 태도다. 한국 정부에 3불 이행 압박도 모자라 사드 운용에 제한을 가하는 '1한(限)'까지 요구하고 있다니 말이다.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자위적 무기인 사드 배치를 빌미로 한 중국의 경제.문화적 보복 자체가 국제사회의 상식을 벗어난 일이다. 혹여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을 바라는 한국 정부의 처지를 악용해 외교적 압박 카드로 삼는다면 그야말로 패권적 태도일 것이다. 대북 추가 제재에는 미온적인 채 우리 측에 이른바 쌍중단(북한 도발과 한.미 훈련 동시중단)을 압박하고 있는 중국의 태도가 그런 징후다.

더군다나 이번 회담 후 양국 정상 간 공동성명이나 발표문도 없다고 한다. 회담의 성과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금물일 것이다.
그렇다면 문 대통령은 외려 시 주석을 상대로 할 말은 해야 한다. 눈앞의 성과에 연연하는 저자세보다는 윈윈 협력을 당당하게 설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런 맥락에서 양국 간 경협 확대의 대전제로 사드 보복의 완전한 철회를 요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