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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방중 첫날] "과거 성찰하고 아픔 치유하는 노력 필요" 日 겨냥한 역사 연대로 중국과 주파수 맞추기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13 17:18

수정 2017.12.13 21:58

동포간담회·비즈니스포럼서 난징대학살 언급, 위로 전해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기 전 장쩡웨이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부터 3박4일간 취임 후 첫 중국 순방일정을 소화한다. 연합뉴스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기 전 장쩡웨이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부터 3박4일간 취임 후 첫 중국 순방일정을 소화한다. 연합뉴스

【 베이징(중국)=조은효 기자】 "과거를 성찰하고 아픔을 치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 국빈방문 첫날이자 난징대학살(1937년 12월 13일) 80주년 추모행사가 열린 13일 일본을 향해 '역사를 직시하는 자세' '과거사 성찰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일본의 과거사 문제를 공통분모로 중국과의 주파수 맞추기를 시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중국 관계개선 시도로 미·일 동맹을 등에 업고 동북아 및 한반도 문제에 있어 영향력을 확대하는 일본을 견제하고, 균형외교에 본격 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 도착 직후 재중 한국인 간담회와 이어 열린 한·중 비즈니스포럼 연설에서 총 두 차례에 걸쳐 난징대학살로 인한 중국민의 아픔을 위로하며, 일본을 향해 "역사를 직시하는 자세 위에 협력의 문을 더 활짝 열어야 한다" "과거를 성찰하고 아픔을 치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한국인들은 중국인들이 겪은 이 고통스러운 사건(난징대학살)에 깊은 동질감을 가지고 있다"며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여전히 아픔을 간직한 모든 분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한·중은 함께 번영해야 할 운명공동체"라며 경제협력 필요성을 강조하고, "앞으로 한.중 관계가 '외부갈등 요인'에 흔들리지 않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에둘러 '외부갈등'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당초 노영민 주중대사가 난징대학살 추모 80주년 국가추모일 기념식에 주중 상하이 총영사와 베이징대사관 공사참사관을 참석시키고, 대통령의 공항 영접에 나서겠다는 보고를 올리자 "공항에 나오지 말고 대사가 직접 난징으로 날아가 행사에 참석해 추모의 뜻을 기리라"고 지시할 정도로 이날 추모식과 중국 내 여론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는 후문이다.


문 대통령은 양국 기업인 600여명이 참석한 비즈니스포럼 연설에서 "중국이 번영할 때 한국도 함께 번영했으며, 중국이 쇠퇴할 때 한국도 함께 쇠퇴했다"면서 "동주공제(同舟共濟·한배를 타고 강을 건너다)의 마음으로 협력한다면 함께 성장하고 발전할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선 한·중 민간기업 간 동북아 전력망 연결, 수소차, 바이오의약 등 총 11개 분야에서의 사업 협력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한편 이날 난징에서 열린 추모식엔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부가 대거 참석했다.

ehch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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