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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앨라배마 보선 민주당 승리.. 트럼프 세제개혁 타격줄듯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13 17:43

수정 2017.12.13 17:43

민주당 존스 49.9% 득표
공화당 텃밭서 극적 당선
정부정책 추진 고전 암시
미국 앨라배마주 연방상원의원 보궐선거가 실시된 12일(현지시간) 저녁 앨라배마주 버밍햄에서 열린 집회에서 더그 존스 민주당 후보가 로이 무어 공화당 후보를 근소한 차로 제치고 승리한 뒤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앨라배마주 연방상원의원 보궐선거가 실시된 12일(현지시간) 저녁 앨라배마주 버밍햄에서 열린 집회에서 더그 존스 민주당 후보가 로이 무어 공화당 후보를 근소한 차로 제치고 승리한 뒤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2018년 미국 중간선거의 전초전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로 불리며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앨라배마주 상원 의원 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의 더그 존스 후보가 성추문에 휩싸인 공화당의 로이 무어 후보를 접전 끝에 근소한 차이로 꺾고 승리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12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11시 31분 개표가 100% 완료된 상황에서 민주당 존스 후보가 49.9%, 공화당 무어 후보는 48.4% 득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존스는 개표 초반을 제외하고 무어에 줄곧 5% 가량 뒤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개표가 85% 정도 진행됐을 때 두 후보의 득표율이 49.2%로 동률을 이뤘고 이후 존스가 전세를 역전시켰다.


연방 검사 출신인 존스는 이로써 공화당 텃밭인 앨라배마에서 민주당원으로는 1992년 이후 처음 연방상원의원에 당선되는 감격을 맛봤다. 또 민주당은 이번 승리로 내년 중간선거를 향한 레이스에 탄력을 받게 됐다. 반면 현재 52 대 48인 상원에서의 공화당 우세는 51 대 49로 축소됐다. 공화당에서는 내년 중간선거에서 다수당 지위를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무어의 패배는 공화당 후보들이 트럼프 지지세가 강한 주에서도 고전할 수 있음을 암시한 것이다. 의회의 도움을 받아 세제 개혁(감세) 등 여러 어젠다를 추진해야 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당장 트럼프와 공화당은 막바지 단계에 와있는 세제 개혁을 존스의 상원 의원 선서 이전에 마무리해야 하는 다급한 상황에 처했다. 앨라배마 주정부가 이번 보궐선거 결과를 아무리 빨라도 12월 27일 이전 확인해주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힌 것을 감안하면 존스의 상원 의원 선서는 내년 초로 예상된다. 공화당으로서는 22일 의회가 크리스마스 휴가에 들어가기 전에 감세안 처리를 마무리해야 한다.

공화당 무어 후보가 성추문으로 큰 타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존스의 승리는 이변으로 받아들여진다. 앨라배마는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기독교 복음주의 색채가 강한 지역이다. 지난해 미국 대선에선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에 28%포인트 차이로 압승을 거뒀으며 2012년 대선에선 공화당 미트 롬니 후보가 61%를 득표했다.

존스 승리의 일차적 요인은 무어의 성추문을 둘러싼 공화당의 내분을 꼽을 수 있다.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 대표와 폴 라이언 하원 의장 등 공화당내 많은 인사들이 무어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무어는 과거 14세 소녀를 포함한 여러 명의 여성들을 신체적으로 부적절하게 접촉했다는 폭로와 고발이 이어지면서 선거전 내내 고전했다.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선언을 계기로 반등을 기대했으나 성추문 여파와 민주당의 총공세에 결국 무릎을 꿇었다.


CNBC는 이날 개표 작업에 앞서 무어가 패배하면 시장은 먼저 세제개혁, 그리고 이어 공화당의 나머지 어젠다에 대해 우려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 그레그 발리에르는 "존스가 승리하면 상원에서 공화당의 우세는 51 대 49로 격차가 더 좁혀져 미치 매코넬 공화당 원내 대표가 내년에 많은 성과를 내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화당의 이단아인 수잔 콜린스, 밥 코커 등 의원들이 자신들의 투표가 한층 중요해질 것임을 알고 당 노선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jdsm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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