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올해 '매도' 보고서 낸 국내증권사 고작 4곳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13 17:51

수정 2017.12.13 21:23

국내 32개 증권사 중에 KTB·대신·케이프·키움..4곳만 '매도' 의견 냈지만 그마저도 비율 1% 미만
올해 '매도' 보고서 낸 국내증권사 고작 4곳


최근 국내 증권사 보고서에 대한 투자자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매수' 만을 외치는 국내 증권사들의 '눈치보기' 보고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투자의견 비율 공시제'를 시행한 지 3년이 다 되어 가지만 여전히 '매수' 의견이 압도적이다.

1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1월~12월 12일) '매도' 의견을 보인 국내 증권사는 총 32곳 중 KTB투자증권, 대신증권, 케이프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4곳에 불과했다. 4개 증권사 매도의견 비율은 전체의 1%도 안됐다. 나머지 증권사들은 올 들어 한번도 '매도'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2015년 5월말 '투자의견 비율 공시제'가 시행됐지만 국내 증권사의 매수 일색의 보고서 관행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등록된 증권사(지점 포함)의 최근 1년간 기업분석 보고서 투자등급 비율을 분석한 결과, 올해 9월 말 기준 14개 외국계 증권사의 보고서는 평균적으로 52.4%의 매수의견을 제시했다. 중립 의견은 34%, 매도 의견은 13% 수준으로 집계됐다.

국내 증권사(32곳) 평균 매수의견은 84.4%, 매도 의견은 0.18% 수준이다.

작년 12월 말 기준 국내 증권사의 매수의견이 88%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약 4% 포인트 낮아졌지만 외국계 증권사와 비교하면 격차는 여전히 크다.

증권사는 자산운용사 등 기관 투자가들로부터 기업 투자를 중개하는 법인영업으로 수익을 얻기 때문에 '매도'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내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토로한다.

그렇다보니 투자의견에서 '중립' 이하를 제시한 애널리스트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인터뷰를 꺼리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진다. '매수'의견을 적극 언론에 개진하는 애널리스트와 대처법과 180도 다른 것이다.

최근에는 삼성중공업의 '매수'일색 보고서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삼성중공업이 지난 6일 올해와 내년 적자 전망 발표를 하자, 대부분 증권사들은 줄줄이 '목표주가' 하향조정에 나섰다.
그러나 '매수'의견을 유지하거나, '투자의견 보류(중립)'로 조정했을 뿐 '매도' 의견을 낸 곳은 단 1곳도 없었다.

삼성중공업 주가는 5일 종가(1만2600원) 보다 40% 떨어진 7570원(13일 종가)을 가리키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증권사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영업 수익이 전체 수익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매도 의견을 내거나 목표가를 낮추는 일은 부담스럽다"라고 말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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