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금감원장 "금융지주사 CEO 선임과정 불공정".. 정밀점검 나설 듯

김현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13 17:53

수정 2017.12.13 21:19

언론사 경제.금융부장 간담회
"회장 후보 추천 비합리적 후계자 양성 공정.투명해야"
최흥식 금감원장, 외국계 금융회사 CEO 오찬간담회 참석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외국계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와의 오찬간담회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최흥식 금감원장, 외국계 금융회사 CEO 오찬간담회 참석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외국계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와의 오찬간담회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가 법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며, 금융권 최고경영자(CEO)의 셀프 연임 관행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따라 주요 금융지주사 CEO 선임과정에 대한 정밀점검과 함께 금융지주사 회장들의 '제왕적 경영'을 차단하기 위한 후속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관측된다. <본지 10월 16일자 11면 참조>

최 원장은 13일 서울 마포 가든호텔에서 열린 언론사 경제.금융부장들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지난해 8월 시행된 지배구조법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여부를 올해 점검했지만 (금융지주사) 회장 후보 추천위원회 구성에 있어 굉장히 비합리적이고 불공정한 방법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먼저 "회장 후보 추천에서 불공정한 점이 있었고, 외부 후보군 선정 및 압축 과정에서도 경영진의 영향력이 과도하고 객관적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부 후계자 승계 프로그램이 있긴 했지만 잘 작동하지 않았다"며 "후계자 양성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최 원장의 지적은 주요 금융지주사 회장들의 '셀프 연임'을 지적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발언과 연장선상에 있다. 최종구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CEO 스스로 (자신과) 가까운 분들로 CEO 선임권을 가진 이사회를 구성해 본인의 연임을 유리하게 짠다는 논란이 있다"고 한 데 이어 지난 11일에도 "너무 현직이 자기가 계속할 수 있게 여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결국 최근 연임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3연임에 도전하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등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최 원장은 "어느 지주사라고 할 것 없이 (승계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금융회사의 자율성을 저해하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 어떤 특정 개인에 대한 생각도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그러면서도 "기득권이란 말이 있지 않으냐. 회장 후보 추천에 (현직 회장이) 참여할지 말지 (판단하는 게) 기득권이다"라고 말했다.


사외이사 추천 및 평가 과정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사외이사진을 주축으로 경영진을 견제하고 사외이사들이 후보를 선정하는 프로세스(과정)를 가져가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올해 (검사에) 들어간 몇 개 지주사 사외이사들에게 금감원 임원이 가서 어떤 상황인지 설명도 했는데, 이 수준 갖고는 힘들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민간 금융회사의 CEO 선임 과정을 문제 삼는 것은 '관치'가 아니냐는 지적에 최 원장은 "지배구조가 금융산업에 미치는 리스크가 지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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