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술자리 여자 없으면 칙칙하지"..연세대 교수 '성희롱' 논란

김유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14 13:20

수정 2017.12.14 14:15

학교 "학부 강의 중단"
1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중앙도서관 앞 기둥에 문과대학 소속의 한 교수와 해당 학과에 사과를 요구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사진=김유아 기자
1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중앙도서관 앞 기둥에 문과대학 소속의 한 교수와 해당 학과에 사과를 요구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사진=김유아 기자

연세대학교 학생들이 문과대학 소속 한 교수에게 여성 비하와 성희롱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1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에는 '문과대학 A 교수님은 수업에서 여학생들을 성적 노리개로 취급했던 사실을 제발 사과해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 작성자는 "(A 교수가) 여학생들을 강단 앞으로 불러내고 남학생들이 마음에 드는 여학생을 골라가면 조모임이 만들어지도록 했다"며 "소위 룸싸롱의 '초이스'라는 상황과 겹쳐졌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여학생들에게 자기소개를 시키고 이상형을 밝히게 했다고 전했다.


술자리에서도 여학생들을 성적 대상으로만 보는 듯한 발언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대자보에 따르면 A 교수는 수업 뒤풀이 자리에서 "술자리에 여자가 없으면 칙칙하지"라며 테이블당 여학생이 한 명씩 들어가도록 했다. 이에 대자보 작성자는 "우리는 술맛 돋구는 안줏거리인가요? 저희가 여성이라서인가요? 저희는 학생인데요"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또 이 자리에서 A 교수는 댄스동아리 출신인 여학생 등에게 노래와 춤을 시켰다고도 증언했다.

A 교수의 이 같은 행위에 대해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항의했지만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 작성자 측 주장이다. 그는 지난 4월부터 문제제기를 통해 A 교수로부터 사과를 받기로 했지만 현재까지 어떤 조치도 없었다고 전했다.

학교 측 대응이 미진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작성자는 "피해 여학생들이 해당 학과 인사위원회에 진술서를 전달해 A교수가 사과할 것을 요구했지만 학과는 지난 5월 A 교수에 대한 학부 수업 중지 처분만을 결정하고 사과하도록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인사위원회 위원장이었던 B 교수가 동료인 A 교수에게 사과 이행 조치를 취하는 것이 껄끄러웠던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작성자는 A 교수에게는 진정한 사과를, 학과 측에는 "A 교수의 성희롱 사실에 대한 은폐 시도를 중단하고 피해 여학생들을 보호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학과장은 "해당 사실을 알고 나서 이번 학기부터 (A 교수의) 학부 강의를 중단시켰고 다음 학기에도 강의를 배정하지 않았다"며 "사과를 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이 길어져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교수는 어떤 방식으로든 사과를 하겠다는 입장이니 사과를 할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해당 학생들이 이번 사건으로 인해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않도록 학과 차원에서 보호하고 책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kua@fnnews.com 김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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