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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는 투기자산" 세계 중앙은행들, 비트코인 광풍 경고

김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16 10:28

수정 2017.12.16 10:28

최근 비트코인 가격 폭등에 따른 투자 열풍을 두고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잇따라 경고하고 나섰다.

중앙은행 총재들과 고위 인사들은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는 화폐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16일 주요국 중앙은행에 따르면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비트코인에 대해 "법정 화폐가 아닌 매우 투기적인 자산이며, 안정적인 가치 저장 수단이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가상화폐는 전통적인 법정화폐 범주에 포함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옐런 의장은 또 "현재까지 비트코인은 지급결제 시장에서 아주 작은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며 비트코인의 금융시장 내 비중 확대 가능성을 낮게 봤다.

입 메르셰 유럽중앙은행(ECB) 이사 역시 지난달 30일 ECB, 이탈리아은행이 공동으로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가상화폐는 돈이 아니다"라며 "유럽인들은 민간 가상화폐에 매달리지 말고 더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소액결제 시장을 형성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스티븐 폴로즈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도 14일 "가상화폐를 사는 것은 투자라기보다는 도박에 가깝다"고 좀 더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폴로즈 총재는 "가상화폐는 신뢰할만한 가치 저장 기능을 갖추고 있지 않아 화폐로 볼 수 없다"며 옐런 의장과 비슷한 인식을 드러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 움직임을 20년 전 정보기술(IT) 버블에 빗대기도 했다.

필립 로 호주중앙은행장은 13일 시드니에서 열린 지불관련 회의에서 "현재 이들 화폐(가상화폐)에 빠져드는 것은 효율적이고 편리한 전자지불 이용에 관한 것이라기보다는 투기열풍으로 더 느껴진다"며 "비트코인으로 지불하는 것은 각자가 알아서 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는 것의 대가는 엄청날 것"이라고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각국 중앙은행이 가상화폐 열풍에 경고하고 나선 것은 자칫 중앙은행의 고유 업무인 법정 화폐 발행과 통화정책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화폐의 기본 특성 중 하나는 가치 안정성인데, 가격이 수시로 널뛰는 가상화폐는 가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어 화폐로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의 시각도 주요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제결제은행(BIS)의 예를 보더라도 가상화폐를 화폐로 보기 어렵다"면서 "상품으로 보기 때문에 거기에 맞는 규제를 할 것이지, 화폐 차원의 규제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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