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4명 사망 '사상 초유 사태', 노후 인큐베이터 많아 개선 필요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17 16:37

수정 2017.12.17 16:37

정부와 경찰은 물론 의료계도 서울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진 사고의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17일 경찰 및 의료업계에 따르면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숨진 신생아들의 부검을 의뢰할 방침이다. 또 서울 양천구 보건소에 이어 질병관리본부는 역학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의료 일각에서는 인큐베이터는 10년 이상 노후 장비가 많아 개선이 필요하는 지적이다.

■'사상 초유 사태', 충격적
의료업계는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미숙아 4명이 잇따라 숨진 사고를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인큐베이터에서 미숙아가 사망하는 사례가 이전에도 있기는 했지만 4명이 동시 다발적으로 사망한 것은 의료 업계에서 발생한 사상 초유의 사고이기 때문이다.


미숙아는 조산아 또는 이른둥이라고도 불리며 임신기간 37주 미만에 태어난 신생아를 의미한다. 출생체중을 기준으로 나눴을 때 2.5kg 이하인 경우 저체중출생아, 1.5kg 미만은 극소저체중출생아, 1kg 미만은 초극소저체중출생아라고 한다. 최근 우리나라는 출생아수 감소와 산모 평균연령 증가 등으로 미숙아의 출생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5년 2만498명으로 전체 신생아의 4.8%를 차지하던 미숙아 수는 10년 동안 48.3% 증가해 2015년에는 전체의 6.9%인 3만408명을 기록했다.

병원에서는 미숙아가 태어나면 신생아 중환자실로 이송, 인큐베이터에서 집중 치료를 진행한다. 의료진은 인큐베이터에서 아이의 맥박과 호흡, 산소포화도를 점검하고 수액과 영양분을 공급한다. 심하면 인공호흡기 치료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큐베이터의 경우 10년 이상 노후된 장비가 많아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4년 5월 기준으로 상급종합병원의 867대 중 200대(23.1%)가 10년 이상된 장비였다. 또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의 980대 중 433대(44.2%), 병원급 의료기관의 331대 중 59.5%인 197대, 의원급 산부인과는 제조일자 확인이 가능한 227대 중 63%에 해당하는 143대였다. 총 인큐베이터 수는 3069대였다.

이대목동병원 관계자는 "현재 국과수에서 투여 약물을 모두 수거해서 감식 중이고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다각도로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신생아중환자실에 있던 환아 4명이 동시 다발적으로 심정지가 유발돼 사망하는 사건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사안 심각, 부검·현안보고 등 원인파악 집중
정부와 경찰, 의료계는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 예의주시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18일 역학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서울 양천구 보건소는 17일 감염병팀 2명과 검사실 직원 1명, 질병관리본부 과장과 경찰 관계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역학조사를 진행했다.

홍정익 질병관리본부 위기대응총괄과 과장은 "경찰과 협조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경찰에서 부검 등으로 사망원인을 밝히겠지만 중환자실 신생아 16명 중 4명이 사망했기 때문에 남은 신생아에 대해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고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1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숨진 신생아들의 부검을 의뢰하기로 했다.

청와대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청와대가 나설 단계는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현안점검회의에서 관련 건을 보고받고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9일 보건복지부로부터 현안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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