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의료기관 10년이상 된 낡은 인큐베이터 많아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17 18:21

수정 2017.12.17 20:44

경찰, 숨진 신생아 부검 의뢰.. 역학조사 등 원인파악 집중
최종결과 한달 정도 걸릴 듯
정혜원 이대목동병원 원장(오른쪽 세번째)과 관련 의료진이 17일 서울 안양천로 이대목동병원에서 신생아 4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해 브리핑을 가진 후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정혜원 이대목동병원 원장(오른쪽 세번째)과 관련 의료진이 17일 서울 안양천로 이대목동병원에서 신생아 4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해 브리핑을 가진 후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정부와 경찰은 물론 의료계도 서울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진 사고의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17일 경찰 및 의료업계에 따르면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숨진 신생아들의 부검을 의뢰할 방침이다. 또 서울 양천구 보건소에 이어 질병관리본부는 역학조사를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의료계 일각에서 인큐베이터는 10년 이상 노후장비가 많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상 초유 사태'

의료업계는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미숙아 4명이 잇따라 숨진 사고를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인큐베이터에서 미숙아가 사망한 사례가 이전에도 있기는 했지만 4명이 동시다발적으로 사망한 것은 의료업계에서 사상 초유의 사고이기 때문이다.

미숙아는 조산아 또는 이른둥이로도 불리며, 임신기간 37주 미만에 태어난 신생아를 의미한다. 최근 우리나라는 출생아수 감소와 산모 평균연령 증가 등으로 미숙아 출생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5년 2만498명으로 전체 신생아의 4.8%를 차지하던 미숙아 수는 10년 동안 48.3% 증가해 2015년에는 전체의 6.9%인 3만408명을 기록했다.

미숙아는 저체온증에 잘 걸린다. 또 폐가 약하고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신생아호흡곤란증도 쉽게 온다. 동맥관이 늦게 닫히는 등 심장 이상으로 심부전, 폐부종, 폐출혈 등이 생기기도 한다. 호흡중추 및 상기도 미숙으로 미숙아무호흡증과 서맥증이 나타나 약물요법이나 심한 경우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기도 한다.

강남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성태정 교수는 "미숙아는 여러 가지 약물투여와 영양공급을 위한 정맥영양주사를 맞을 경우 혈관손상, 색전증, 혈전증, 감염 등의 위험도 따른다"며 "따라서 신생아중환자실에 오랫동안 입원해 집중치료를 받은 경우에는 외래진료를 지속적으로 받으면서 관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큐베이터의 경우 10년 이상 노후된 장비가 많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4년 5월 기준으로 상급종합병원의 867대 중 200대(23.1%)가 10년 이상 된 장비였다. 또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의 980대 중 433대(44.2%), 병원급 의료기관의 331대 중 59.5%인 197대, 의원급 산부인과는 제조일자 확인이 가능한 227대 중 63%에 해당하는 143대였다. 총 인큐베이터 수는 3069대였다.

■사안 심각, 부검.현안보고 등 원인파악 집중

정부와 경찰, 의료계는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 예의주시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18일 역학조사를 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서울 양천구 보건소는 17일 감염병팀 2명과 검사실 직원 1명, 질병관리본부 과장과 경찰 관계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역학조사를 했다.

홍정익 질병관리본부 위기대응총괄과 과장은 "경찰과 협조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경찰에서 부검 등으로 사망원인을 밝히겠지만 중환자실 신생아 16명 중 4명이 사망했기 때문에 남은 신생아에 대해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고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18일 오전 8시30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울분소에서 부검을 할 예정이다. 특히 의료과실이 있었는지 여부는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의 의료사고 전담팀이 수사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과 감식 결과를 토대로 정확한 사고원인을 밝히겠다"면서 "보통 최종 결과가 오려면 한 달 정도 걸린다"고 설명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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