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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본부 "사망 신생아 4명중 3명 그람음성간균 감염 확인"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18 18:58

수정 2017.12.18 19:25

보건당국이 서울 이대목동병원에서 사망한 4명의 신생아 중 3명이 '그람음성간균'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18일 "사망한 신생아 3명이 사망 전 혈액배양검사를 실시했는데 검사 중간 단계에서 그람음성간균 한 종류가 확인됐다"며 "나머지 정확한 균종은 추가 검사를 통해 20일 이후 확인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혈액배양검사는 혈액 내의 미생물을 배양하는 방식으로 혈액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다. 균을 배양해야 하므로 검사에 수일이 걸린다. 질병관리본부는 세균 균종과 관련해서는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그람음성균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살모넬라균과 이질균 등이 포함되는 그람음성균은 중증 질환자에게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과 요로감염 등의 2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세균이다.


즉각대응팀의 중간 결과에 따르면 사망 신생아 4명 중 3명이 산소포화도 저하, 심박수 증가 등의 증상이 있어 의료진이 사망 당일 오후 3시 검사를 시행했다. 또 괴사성장염이 의심된 환아 2명이 이번 혈액배양검사를 받은 환아 3명 가운데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본부 관계자는 "현재 단계에서 괴사성장염과 감염과 관련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혈액배양검사로 정확한 세균 균종을 확인하고 의료진 등 전문가와 검토를 통해 관련성을 검증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질병관리본부 과장급 2명과 역학조사관 3명으로 구성된 즉각대응팀을 이대목동병원에 파견, 상황실을 설치하고 서울시 역학조사반, 보건환경연구원, 양천구 보건소 등과 긴급대책회의를 했다. 이들은 사망한 4명을 포함해 신생아 중환자실에 있었던 16명에 대한 의무기록 조사와 전원 또는 퇴원한 12명의 환아에 대한 증상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특히 사망 환아 의무기록을 확보·분석 중이며 신생아중환자실 환경검체, 사망환아 검체를 채취해 검사를 하고 있다.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사망한 신생아들을 부검한 뒤 "육안으로는 사인 특정이 불가능하다"며 향후 정밀 진단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과수는 이봉우 중앙법의학센터장을 책임자로 법의관 5명을 투입해 신생아 4명 시신에 대한 부검을 실시했다. 국과수는 "육안 관찰 소견만으로는 사인을 특정할 수 없다"며 "신생아는 조직현미경검사 및 각종 검사결과 등을 종합해야 사인을 규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아기들에게서 소·대장의 가스팽창 소견이 육안으로 관찰되나 장염 등의 정밀 진단은 조직현미경 검사, 검사물에 대한 정밀감정 결과를 추가적으로 진행한 후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과수는 현장에서 수거된 수액 및 주사기세트에 대한 정밀감정을 시행할 예정이다. 최종 부검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1개월 정도 소요될 전망이다.

경찰은 현장감식과 유족 및 병원 관계자 등에 대한 조사 내용을 토대로 정확한 사인을 밝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 수사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전담하게 했다. 부검 집행까지만 관할인 양천경찰서에서 담당하고 이후 광수대가 사건 일체를 넘겨받아 수사한다.

경찰은 병원의 의료과실 여부에 대한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 경찰은 당시 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현장에 있던 의료진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의료과실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당직 전공의 2명과 당시 회진하던 교수급 의사 1명, 지원 왔던 교수급 의사 3명, 간호사 5명 등 진료에 관여한 의료진 11명을 조사 대상으로 특정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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