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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실용외교·균형외교' 핵심기조로 제시.."재외공관 갑질·군림해선 안돼"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18 20:07

수정 2017.12.18 20:07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재외공관장 초청 만찬에서 참석한 각국 대사 등과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재외공관장 초청 만찬에서 참석한 각국 대사 등과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정부의 핵심 외교 기조로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와 균형외교'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재외공관장 회의 참석차 일시귀국한 대사·총영사 등 재외공관장 초청 만찬을 열고 "새 정부의 외교를 관통하는 최고의 가치를 '국익'과 '국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익중심의 외교를 하기 위해선 실용외교를 하지 않으면 안되며, 기존 우방국간의 전통외교를 중시하면서도 다변화하는 균형외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익 중심의 외교는 비단, 외교부만의 과제는 아니다"면서 "국회와 정치권에서도 '기존의 외교 프레임에서 벗어나' 우리 외교가 가야할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또 국민중심의 외교를 강조하며, "국민들의 이해와 지지를 얻을 때 외교역량을 결집할 수 있으며, 그럴 때 자주적인 외교공간이 넓어진다는 사실을 한시라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재외공관은 갑질하거나 군림하는 곳이어선 안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최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주도하에 마련된 외교부 개혁 로드맵을 언급하며, "외교부의 명운이 조직혁신에 달려 있다는 생각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끈질기게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을 통해,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과 연계해 우리의 경제 활용영역을 넓히는 데 속도를 내 달라"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공관장들에게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인형, 평창의 차, 올림픽 배지 등으로 구성된 '평창 패키지'와 함께 대통령 손목시계를 선물했다.

재외공관장 회의는 각국에 파견한 대사, 총영사 등을 본부로 불러들여 정부의 국정철학과 외교정책 방향을 공유하는 연례행사다. 조윤제 주미대사·노영민 주중대사 등 주변 4강 주재 대사를 포함해 163개국에서 근무하는 대사·총영사 등 182명의 공관장이 참석했다.

회의 첫 날인 이날은 국립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주제토론 등의 일정이 있었으며, 문 대통령 주재 만찬이 열렸다.
이어 22일까지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등 청와대 참모, 송영길 국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등과의 만남, 각종 토론회와 간담회, 현장방문 등이 진행된다.

한편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공관장회의엔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강연자로 참석해 문 대통령이 방중에 앞서 각 부처들이 각종 대중국 요구사항을 한꺼번에 보고하자 "너무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뚜벅뚜벅 가자"고 했던 발언을 소개했다.


윤 수석은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통상교섭본부 등에서 중국에 요청할 많은 사항을 가져왔는데 대통령께서 '아직 사드 문제로 양국간 감정의 골이 여전히 남은 상황에 우리만 마음 급하다고 많은 것을 가져오면 되겠나. 역지사지하는 마음으로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있어야만 우리 제안이나 의견을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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