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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 1000박스면 되던 올림픽 공식후원 자격 100년 후 6600억으로

성일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20 17:03

수정 2017.12.20 17:58

재미있는 올림픽 이야기(4)
올림픽 글로벌 공식파트너 변천사
콜라 1000박스면 되던 올림픽 공식후원 자격 100년 후 6600억으로

콜라 1000박스면 되던 올림픽 공식후원 자격 100년 후 6600억으로

콜라 1000박스면 되던 올림픽 공식후원 자격 100년 후 6600억으로

1920년대 코카콜라는 아직 세계적 기업에 이르지 못했다. 기껏해야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 희한한 맛을 지닌 탄산음료 정도로 알려졌다. 코카콜라는 1920년대 들어 비로소 유럽과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판로는 쉽게 열리지 않았다.

때마침 1928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하계올림픽이 열렸다. 코카콜라는 자국 선수들을 위해 음료 1000상자를 기증했다.
제9회 암스테르담 올림픽은 5월에서 8월에 걸쳐 석 달 가까이 진행됐다. 무더운 날씨와 탄산음료는 기막히게 맞아떨어졌다.

그렇게 시작된 코카콜라의 올림픽 후원은 최소한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100년 인연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콜라 1000박스면 되던 올림픽 후원사 자격은 어느새 1억달러(약 1100억원)로 껑충 뛰었다.

지난 1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공식 파트너 계약을 맺은 중국의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2028년까지 6억달러(약 6600억원)를 후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100년 만에 콜라 1000상자가 6600억원으로 둔갑했다.

과연 그만한 효과가 있을까. 삼성전자는 2005년부터 5년간 5000만파운드(약 7000억원)에 영국 프리미어리그 첼시 구단과 후원계약을 했다. 2009년엔 다시 3년간 3300만파운드로 기간을 연장했다.

삼성전자는 2005~2006시즌 첼시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2006~2007시즌 FA컵 우승, 2011~201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2004년 136억달러이던 삼성전자의 유럽 지역 매출은 5년 후 247억달러로 82%나 성장했다. 올림픽은 프리미어리그보다 더 큰 경제효과를 지닌다. 물론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아쉬움이 있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에는 IOC가 관장하는 13개의 월드와이드 공식파트너가 있다. 코카콜라와 삼성전자를 비롯해 비자카드, 브릿지스톤, 오메가, P&G 등 다양한 업종으로 나눠진다. 한 번 월드와이드 파트너 계약을 하면 다음 올림픽에도 우선권을 갖는다. 동종 업종은 IOC와 계약할 수 없다. 삼성전자는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파트너십을 유지해오고 있다.

1976년 IOC와 인연을 맺어온 맥도널드와 버드와이저 등이 최근 파트너십을 잃은 대신 인텔과 알리바바 등 IT 업체들이 그 자리에 대신 들어섰다. 알리바바그룹 마윈 회장은 첫 올림픽 파트너를 기념해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을 후원하는 기업들은 스폰서라는 말을 애써 피한다. 그 대신 함께 참여한다는 의미의 파트너라는 단어를 즐겨 쓴다.
골프 마스터스 대회 관중을 갤러리(구경꾼)라고 하지 않고 패트런(후원자)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평창올림픽의 파트너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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