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1층 천장 열선 설치작업 중 발화 추정

박준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22 17:14

수정 2017.12.22 17:14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현장.. 경찰, 정밀감식 등 착수.. 화재 원인 등 규명에 총력
화재 현장 감식 5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현장에서 22일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 관계자들이 화재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화재 현장 감식 5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현장에서 22일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 관계자들이 화재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현장에 대한 정밀감식 등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1층 주차장 배관 열선 설치작업 중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발화 지점 등을 규명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소속 5명과 경찰 화재감식전문요원 9명을 포함한 25명은 22일 화재 현장에서 합동 현장감식을 실시했다.

이날 오전부터 진행된 현장감식은 최초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1층 주차장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1층 주차장 천장에 배관 열선 설치작업 중 불꽃이 튀면서 스티로폼에 옮겨 붙었고 불이 붙은 스티로폼이 차량에 떨어지면서 급격히 불길이 번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현장감식과 목격자 진술, CC(폐쇄회로)TV 영상 분석 등을 통해 단서가 될 만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용도 불법 변경 여부도 수사 대상이다. 경찰은 건물주와 관리인 등을 상대로 처음 7층으로 지어진 건물이 9층으로 증축되는 과정에서 불법이 있었는지 살피고 있다. 불이 난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9층짜리로 사우나와 헬스장, 골프연습장, 레스토랑 등이 들어서 스포츠센터로 운영됐다. 당초 7층짜리로 지어졌던 건물은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 증축을 거쳐 8층과 9층으로 각각 높아졌다. 지난 몇 달간 문을 닫았다가 10월 재개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스포츠센터 2층 사우나의 출입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주민들 증언도 잇따랐다. 2층 사우나는 20명이 숨진 채 발견되는 등 이번 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이다. 출입문이 안 열려 미처 대피하지 못한 것이 대형 참사로 이어진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울러 화재 당시 스포츠센터 스프링클러 밸브가 잠겨있어 건물 모든 층에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인명 수색작업에도 나섰으나 추가 희생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화재 당시 탈출 또는 구조돼 귀가했던 이모씨(71) 등 2명이 뒤늦게 몸에 이상을 느끼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에 따라 이번 화재로 인한 사상자는 총 60명으로 늘었다. 사망자는 29명, 부상자는 31명이다. 사망자 중 여성이 23명으로 파악됐으며 사망자들의 신원은 1명 빼고 모두 확인됐다. 경찰은 신원이 파악되지 않은 1명에 대해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했다.

이와 관련 재난안전대책본부장인 이근규 제천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의 억울함이 없도록 관련 기관과 협력해 철저한 원인 규명과 법적 조치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제천시 차원에서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운영해 1대 1 유가족 전담 지원반을 운영하겠다"고도 했다. 이 시장은 건물의 리모델링과 소방점검 여부에 대해서는 "행정적 절차나 법적으로 하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리모델링를 하고 지난달 말 소방점검을 마쳤다.
점검 마치고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jun@fnnews.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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