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서]

패럴림픽 성공이 올림픽의 완성

그리스 신화에서 프로메테우스는 신의 전유물인 불을 훔쳐다 인간들에게 선물한다. 프로메테우스는 그 대가로 매일 독수리에게 간을 뜯기는 고통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인간들은 가난과 추위에서 벗어나 문명을 얻었다. 신을 위한 경기인 고대 그리스의 올림픽. 고대 그리스인들은 이후 프로메테우스의 업적을 기리며 경기장에 불을 피운다. 이것이 성화가 탄생한 배경이다.

성화는 그리스의 올림피아에서부터 전달돼 올림픽 개최지로 온다. 고대 올림픽 개최지인 올림피아의 헤라 신전 앞뜰에서 여사제들이 직접 태양열을 오목거울에 모아 성화를 점화한다. 올림피아에서 채화된 성화는 올림픽 개최지까지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봉송된다. 이후 올림픽 주경기장의 성화대에 피워지면서 폐막 때까지 타오르며 올림픽의 열기를 달군다.

성화 봉송의 마지막 일정인 '점화'는 올림픽 개회식의 꽃이다. 전 세계인들의 이목이 한몸에 집중되면서 극적인 퍼포먼스를 연출한다. 올림픽조직위원회는 일반적으로 점화 순간까지 주자 및 점화 방식뿐 아니라 성화대를 공개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이어진 관행이면서 전 세계인들에게 궁금증을 불러일으켜 점화 퍼포먼스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인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점화는 그간 열린 올림픽 점화 퍼포먼스 가운데 가장 다이내믹한 순간 중 하나였다. 장애인 양궁선수 안토니오 레블로가 휠체어에 앉아 어둠 속에서 불화살을 날려 40m 위의 성화대에 점화하면서 전 세계가 열광했기 때문이다. 그는 당시까지 유일한 패럴림픽 출신 최종 성화점화자였다.

평창동계올림픽이 내년 2월 9일부터 25일까지 열린다. 올림픽이 끝난 직후 패럴림픽 체제로의 순조로운 전환기간을 거쳐 내년 3월 9일부터 18일까지 올림픽과 동일하게 강원 평창, 강릉, 정선 일원에서 평창패럴림픽이 10일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패럴림픽의 어원은 척수장애를 의미하는 'Paraplegia'의 접두어 'Para'와 Olympics의 어미 'lympics'의 합성어로서, 영국 스토크 맨드빌 병원의 루드윅 구트만 박사의 주도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상이군인의 재활을 위해 1948년 시작된 척수장애인 체육대회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이후 점차 종목, 참가 규모, 장애 유형이 확대되면서 원래의 어원에서 벗어나 '올림픽과 함께 평행(Parallel)하게 개최' 되는 장애인들의 올림픽이라는 의미로 널리 알려진다. 1960년 처녀 개최된 제1회 로마패럴림픽 이후 오랜 시간 동안 패럴림픽은 상대적으로 관심이 부족해 올림픽과 다른 장소에서 그들만의 대회로 개최돼 왔다. 그러나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동반 개최한 1988년 서울 패럴림픽 이후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힘들던 올림픽 개최지에서 패럴림픽이 연이어 개최되는 역사적인 발전을 맞게 된다.

2001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의 '하나의 도시, 하나의 신청(One City, One Bid)' 협약체결로 올림픽을 개최하려는 도시는 반드시 패럴림픽을 함께 개최해야하는 동반개최 의무조항이 명문화됐다고 한다.
동계패럴림픽은 1976년 스웨덴 외른셸스비크에서 최초로 열렸다. 12회째를 맞는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대회는 전 세계 50여개국, 1500여명의 선수.임원 등 2만5000여명의 관계자가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돼 지난 1988년 서울패럴림픽을 넘어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이게 된다. 평창조직위도 평창패럴림픽의 성공을 통해 진정한 올림픽의 완성을 이룰 수 있기를 기원한다.

조용철 문화스포츠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