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신동빈에 집유 … 롯데 개혁에 박차 가하길

지배구조 개선 서둘고 가족간 불화도 풀어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주 1심에서 징역 1년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두달 전 배임과 횡령 혐의로 징역 10년을 구형한 검찰은 머쓱해졌다. 법원은 경영상 판단을 폭넓게 인정했다. 유죄로 인정된 부분도 있지만, 법원은 집유 처분으로 충분하다고 봤다. 신 회장과 롯데는 한숨 돌렸다. 그러나 갈 길은 멀다.

법원이 경영상 판단을 존중한 것은 다행이다. 기업인은 늘 배임과 횡령에 발목이 잡힌다. 경영 자체가 돈을 만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배임은 고무줄 잣대란 비판을 받는다. 마음만 먹으면 검찰이 언제든 물고 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법원이 이런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은 바람직하다. 사실 롯데 재판은 여론에 편승한 측면이 없지 않다. 가족 간 불화에 여론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자 검찰은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고 아버지, 형, 동생, 누나를 다 기소했다. 하지만 법원은 냉정하게 법리만 따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집유 판결이 신 회장에겐 귀한 '성탄절 선물'이겠지만 그렇다고 일이 다 끝난 건 아니다. 체면이 깎인 검찰이 항소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신 회장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한 별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 재판에서 검찰은 얼마전 신 회장에게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해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최순실 비리 재판에선 법원이 경영상 판단을 고려할 여지가 없다. 선고는 내년 1월 하순에 잡혀 있다.

신 회장 앞에는 두가지 숙제가 있다. 하나는 뉴 롯데 비전을 정착시키는 일이다. 롯데는 국내 5위 재벌이다. 위상에 걸맞게, 국적 논란을 낳은 지배구조부터 제대로 바꿔야 한다. 얽히고설킨 순환출자를 풀어 지주사로 전환하는 것도 더 이상 늦출 일이 아니다. 호텔롯데 상장도 여건이 허락하는 한 빨리 진행시켜야 한다.

다른 하나는 가족 간 불화를 푸는 것이다. 이번에 법원은 비교적 관대한 처분을 내렸지만, 반목이 치유된 것은 아니다. 아버지와 아들, 형과 동생이 상대방을 끌어안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한 경영비리 논란은 언제든 재발할 공산이 크다. 1심 선고 직후 신동빈 회장은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집안 싸움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 데 대한 죄송함이라고 믿고 싶다. 신동빈 회장은 실질적인 그룹 총수다. 좀 더 대범하게 가족 문제를 풀어가기 바란다.

크게 보면 롯데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특히 롯데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를 제공한 대가로 중국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역설적으로 국내에서 롯데를 보는 시선이 달라지는 계기가 됐다. 롯데는 야단 맞을 짓도 했지만 분명 격려받아 마땅한 일도 했다. 재판 결과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이미지 쇄신에 박차를 가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