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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급등락… 금융시장 안정에 위협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24 17:11

수정 2017.12.24 17:11

각국 잇단 경고에 30% 폭락.. 다음날엔 다시 40% 급등
비트코인 선물시장 꼬이면 금.국채.석유 선물까지 타격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들이 급락 뒤 다시 급등하는 등 시장에서 다시 요동쳤다.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모인은 지난주초 2만달러에 육박하던 수준에는 크게 못미치지만 여전히 연초에 비해서는 1400%가 넘는 가격을 보이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이 주말 동안 안정세를 되찾은 것과 달리 우려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마치 있다고도 없다고도 할 수 없는 사후세계를 믿는 종교와 다를 게 없는데다 선물거래소 거래가 확대되면 금융시스템 전체를 요동치게 만들 불안요인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23일(이하 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날 폭락세에서 벗어나 40% 급등하며 다시 발판을 마련했다.

전날 각국 금규제당국의 잇단 경고에 폭락세를 보이며 1만834.94달러까지 추락해 30% 가까운 하락폭을 기록했던 비트코인은 이날 상승세로 돌아서 장중 1만5704.35달러까지 올랐다.


폭락 장세에서 투자자들이 앞다퉈 매물을 쏟아내면서 미국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일시적으로 접속이 중단되기도 했다. 암호화폐가 폭락해 비트코인에서 갈라져 나온 비트코인 캐시는 장중 낙폭이 37%에 이르렀고, 이더리움은 33% 폭락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2일 폭락세로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6104억3000만달러에서 시작했다가 장중 4261억4000만달러까지 쪼그라들기도 했다. 23일 매수세가 다시 유입되며 안정적은 흐름을 되찾았지만 급등락 우려는 여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금융시장 안정성에 중대 위협요인이 될 것이란 경고도 나왔다.

마켓워치는 몰딘이코노믹스 선임 애널리스트인 패트릭 왓슨의 칼럼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왓슨은 시카고옵션거래소(CBOT),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비트코인 선물 거래가 시작됐고, 앞으로 다른 거래소로 확산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는 금융시장에 시스템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위험이 높다고 우려했다.

선물거래소의 청산결제 기구를 통해 선물거래가 보장을 받는다는 점이 배경이다. 비트코인 선물을 매도한 이가 가격 급변동으로 선물계약을 이행하지 못하게 되면 부족분을 거래소가, 또 결국에는 이에 소속된 브로커들이 메우게 되는 시스템이다.

CBOT나 CME에 참여하는 각 브로커들은 금부터 국채, 석유 등에 이르기까지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모든 선물계약에 청산결제기구를 통한 지불을 보증한다. 개별 브로커가 비트코인에 회의적이고, 이에따라 이를 거래하지 않는다고 해도 청산결제기구를 통해 비트코인 거래로 손실이 발생하면 이를 공동 부담해야 한다.


결국 비트코인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고, 투자도 하려 하지 않는 이들까지 간접적으로 그 불똥을 맞게 될 것이란 지적이다.

비트코인에 회의적인 브로커들이 별도의 비트코인 청산결제기구 설립을 규제당국인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왓슨은 지금 당장은 비트코인 선물 거래 규모가 미미해 금융시스템에 충격을 줄 정도는 못되지만 앞으로 거래가 늘어나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라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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