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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거래 수수료 못미더우세요?

정용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29 11:20

수정 2018.01.03 11:07

▲ 지난 20일 업비트는 회원 수 총 120만명에 일평균 이용자 100만명, 동시접속자 30만명과 하루 평균 거래액 5조원으로 서비스 오픈 2개월 만에 국내 1위에 올라섰다고 밝혔다.
▲ 지난 20일 업비트는 회원 수 총 120만명에 일평균 이용자 100만명, 동시접속자 30만명과 하루 평균 거래액 5조원으로 서비스 오픈 2개월 만에 국내 1위에 올라섰다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세계 가상화폐 거래의 10%를 차지한다는 통계가 나올 정도로 한국인의 가상화폐 투자 열기가 뜨겁다.

일반인들의 가상화폐 거래가 확산되면서 거래 수수료가 정당하게 계산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한 의구심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수수료가 소수점 20자리까지 내려갈 만큼 작은 단위로 매겨지다보니 계산이 어려운 일반인들은 거래소가 부당하게 수수료를 챙기는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까지 나서고 있다.

29일 가상화폐 정보가 오가는 인터넷 사이트에는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를 비롯해 주요 거래소들이 수수료 정산 과정에서 업체에 유리한 셈법을 적용해 거래 시 정산 금액에 올림과 내림을 하면서 발생하는 1원 미만의 금액을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업비트는 카카오가 투자한 핀테크(금융기술) 전문기업 두나무가 지난 10월 설립한 가상화폐 거래소다. 최근 하루 평균 거래액 5조원, 하루 최대 거래대금 10조원에 달할 만큼 가파른 성장세를 이뤄 업계 1위로 올라섰다. 현재 업비트는 오픈 기념으로 기본수수료로 책정된 0.139%에서 약 65% 할인된 거래 시 0.05%의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0.1~0.9원'에 이르는 소수점 아래의 금액이 발생하는데, 이때 매수 시에는 '올림'을 하고 매도 시에는 '내림'을 해 업비트가 1건당 1원 미만의 금액을 부당하게 취한다는 것이다.

비록 그 액수가 적어 개인에게는 아주 미미한 피해액이나 하루 수만 건씩 거래가 이뤄지는 만큼 전체로 볼 때 적지 않은 금액이며 무엇보다 플랫폼과 이용자 간의 신뢰에 금이 갈 수 있다는게 투자자들의 지적이다.

▲ 27일 본지는 업비트에서 직접 10만원으로 비트코인을 두 차례 거래했다.
▲ 27일 본지는 업비트에서 직접 10만원으로 비트코인을 두 차례 거래했다.
▲ 지난해 12월 29일 한 독자의 요청에 따라 본지가 했던 두 차례 거래의 '거래 수량'과 '거래 단가'를 공개한다.
▲ 지난해 12월 29일 한 독자의 요청에 따라 본지가 했던 두 차례 거래의 '거래 수량'과 '거래 단가'를 공개한다.

이에 본지는 27일 업비트에서 직접 비트코인(BTC) 거래를 해봤다. 모두 두 차례 10만원(KRW)으로 비트코인을 거래했다. 첫 번째 거래에서 10만KRW으로 0.0043537BTC를 샀다. 수수료는 49.99KRW으로 책정됐다. 그 결과 정산 금액은 100050KRW(거래금액 + 수수료)으로 나타났다. 업비트가 강제 올림을 실시해 0.01KRW 부당 이익을 취한 것이다.

이번에는 거래금액은 99254KRW으로 0.0043537BTC를 매도해 수수료 49.62KRW가 발생했다. 하지만 이번 정산 금액은 99205KRW(거래금액 - 수수료)으로서 수수료가 49KRW이 발생해 사실상 이용자가 수수료를 0.62KRW 덜 내게 됐다. 따라서 매수에는 올림으로 업비트가 이익을, 매도에는 내림으로 이용자가 이익을 본 셈이다.

또 다시 같은 양의 비트코인을 거래 했다. 거래금액 100000KRW로 0.443537BTC를 매수해 수수료 49.99KRW가 발생했다. 이번에도 정산금액 100050KRW다. 이어 거래 금액 99999KRW으로 같은 양을 매도했더니 수수료는 49.99KRW가 나타났으나 이번에는 정산금액이 99949KRW가 됐다. 두 번째 거래에서는 매수와 매도 모두 올림으로 처리돼 업비트가 총 0.02만큼 이익을 취하게 됐다.

첫 번째 거래의 경우 이용자와 업비트가 각각 한 차례씩 약간의 비용차이가 난다지만 납득 가능한 정산 방식이다. 하지만 두번째 거래에선 모두 올림으로 정산해버리면서 한 쪽이 이익을 모두 취하는 결과를 받았다. 과연 어찌 된 일일까.

▲ (위) 앱이나 웹사이트에서 이용자에게 보여지는 거래 내역, (아래) 실제 시스템 상에서 이뤄지는 거래 내역
▲ (위) 앱이나 웹사이트에서 이용자에게 보여지는 거래 내역, (아래) 실제 시스템 상에서 이뤄지는 거래 내역

이에 대해 업비트 측 전략 담당자는 "한 마디로 표시상에서 불러온 오해다"라면서 "표시 기준 원칙은 각 항목별(수수료·거래금액·정산금액)로 매수 주문의 경우 올림이며, 매도 주문의 경우 내림으로 자릿수를 요약한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하지만 실제 정산 금액은 그렇지 않다. 고객 잔고 상에는 소수점 20자리까지 반영해 다음 거래까지 이어져 계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거래금액과 정산 금액 표시에서 정수 단위로 올림 및 내림을 하는 이유에 대해선 "고객이 출금을 할 땐 소수점까지 금액을 인출 할 수 있다. 따라서 실제 출금 가능 금액과 표시 금액을 일치시키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업비트 측이 공개한 '실제 시스템 정산 내역'에 따르면 두 차례 모두 거래금액부터 소수점 20자리까지 계산돼 매수 시 올림, 매도 시 내림으로 최종 정산금액이 반영된다는 걸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부에선 여전히 정산금액에 소수점 이하를 정수 단위로 처리하면서 불필요한 오해를 사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업비트는 현재 신규 회원을 가입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이에 대해 "최근 신규 가입자와 거래 횟수가 폭증하면서 기존 이용자마저 원활한 거래가 어려울 지경이다. 이를 위해 빠른 속도로 서버를 증설하는 등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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