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차장칼럼] 새해엔 가짜뉴스 사라지길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31 16:16

수정 2017.12.31 16:16

[차장칼럼] 새해엔 가짜뉴스 사라지길

영화 '1987'이 화제다. 개봉 이튿날에 법무부 장관, 행정안전부 장관, 검찰총장, 경찰청장까지 동반 관람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 영화는 지난 1987년 서울대생 박종철 고문치사와 연세대생 이한열의 최루탄 피격 사망사건을 두고서 은폐하려는 공안정부와 진실을 알리려는 종교인, 공무원, 언론인, 시민들의 저항을 사실적으로 그렸다. 공안정부의 방해를 뚫고서 억울한 대학생의 죽음을 알리려는 신문기자들의 혼신의 노력이 영화 속에서 비쳐진다. 구치소 장면에선 '진실은 (감옥에) 가두지 못한다'라는 대사가 가슴 한구석을 푹 찌른다.

영화의 시대배경에서 30여년이 지난 이 시대의 언론은 어떨까. 보도 환경은 좋아졌지만 기자들은 '기레기'로 희화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언론 자유국가라는 미국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연일 벌이고 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했던 정치인조차 가짜뉴스에 당했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사전을 출판하는 영국의 '콜린스'는 'Fake News'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가짜뉴스의 폐해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하다는 의미다.

정보통신기술(ICT) 및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가짜뉴스와 진짜뉴스는 구분이 더욱 어려워졌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는 속담은 이젠 '발 없는 카톡이 전국민을 생각을 바꾼다'라는 말로 바꿔야 할 지경이다. 카톡 정보가 손가락만으로 순식간에 전국민의 휴대폰으로 손쉽게 퍼져나간다. 활자화된 허위 정보는 마치 진짜인 것처럼 확대 재생산돼 여론을 호도한다.

가장 치명적인 가짜뉴스는 정치권에서 자주 벌어진다.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의 측근이 상대편 유력후보의 아들 병역 의혹을 제기하면서 가짜 증인을 내세웠고, 언론들은 사실 확인 없이 그대로 보도했다.

산업계에서도 가짜뉴스의 폐해는 적지 않다. 가장 최근에는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방문을 두고서 북한접촉설, 이면계약 및 비자금 파문 등이 뉴스로 여과 없이 보도되기도 했다. 관련 원전업체들은 과장된 것이라면서 강하게 부인했다. 또 해당 기업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국내 5대 기업의 총수가 UAE 사업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과 독대했다는 소식까지 함께 나돌았다. 기업 오너들의 건강악화설 등은 자주 등장하는 가짜뉴스다. 심지어 위독설까지도 서슴없이 돌아다닌다. 얼마나 가짜뉴스가 많아졌는지 일부 언론에선 '팩트 체크'라는 새로운 검증 보도까지 도입했다.

가짜뉴스는 특정 세력이 이익을 얻기 위해 퍼트리는 일종의 위법행위다.
위법행위에는 처벌이 따르기 마련이다. 새해에는 '가짜 뉴스'에 대한 더욱 엄격한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무술년에는 검증되지 않은 가짜뉴스가 사라지길 기대한다.

김경수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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