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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 가상통화 시총 2위로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31 16:34

수정 2017.12.31 20:29

韓.日 은행 기술차용 호재.. 시총 811억달러 기록
이더리움 제치고 급상승.. 가상통화 노린  납치도 발생
리플이 일본과 한국 은행들의 기술차용 발표 뒤 급등세를 타고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다른 암호화폐가 한국 정부의 규제강화 조처로 맥을 못추는 것과 대조적으로 큰 폭의 상승세를 탔다. 공식명칭이 XRP인 리플은 시가총액에서 이더리움을 밀어내고 가상화폐 2로 올라섰다.

지난해 12월 30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가 있는 다국적 지급결제 업체인 리플의 암호화폐 XRP는 2017년 연말에 무서운 상승세로 비트코인 등과 상승률 격차를 좁히고 있다. 일본은행 컨소시엄이 한국 신한은행, 우리은행과 리플의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자금 이체 시험에 들어간다고 21일 발표한 것이 리플의 상승세 바탕이 됐다. XRP 가격은 지난해 11월 6배, 지난해 전체로는 300배 가까이 급등했다.


30일에는 하락세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29일 나홀로 상승세를 기록했고, 30일 낙폭 역시 비트코인 등에 비해 크지 않았다.

가상화폐 시장 조사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30일 현재 XRP 시가총액은 811억달러를 기록했다. 688억달러로 몸값이 줄어든 이더리움을 가볍게 제치며 시가총액 2위 가상화폐가 됐다. 그러나 아직은 2163억달러에 이르는 비트코인에는 크게 못미친다. 이날 비트코인은 전일비 11% 급락한 1만2897달러에 거래됐고, XRP는 7% 하락한 2.10달러, 이더리움은 5% 밀린 712달러를 기록했다. XRP 시가총액은 영국 로이드은행그룹, 일본 미즈호파이낸셜그룹(MFG) 등을 제치고 세계 30대 은행과 같은 수준으로 덩치가 커졌다.

리플의 블록체인 기술은 특히 빠른 거래에 중점을 두고 있어 몸집이 둔해진 비트코인 등에 비해 은행들이 활용하기에 유리하다. 비트코인은 블록이 계속 늘어나 거래를 끝내는데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16시간까지도 걸린다. 반면 리플은 10~15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대형은행들이 44년전 개발한 다국적 송금체계인 스위프트 시스템은 사흘이 걸린다. 리플이 XRP 발행 물량 1000억개의 61%를 갖고 주머니가 두둑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30일 시가로 2079억달러의 호주머니를 차고 있는 셈이어서 기술개발이나 결제시스템 지원 등에 자금을 여유롭게 쓸 수 있다. 리플은 100여개 금융기관들이 자사의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비트코인을 노린 납치사건도 벌어졌다.
우크라이나 내무부에 따르면 러시아 암호화폐 전문가로 영국에 등록한 암호화폐 거래소인 엑스모 파이낸스를 운영하는 파벨 레르너가 26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에프의 사무실 근처에서 납치됐다가 비트코인 100만달러어치의 몸값을 내고 28일 풀려났다. 엑스모는 전세계 400여개에 이르는 정부 규제 바깥에 있는 암호화폐 거래소 업체 가운데 하나다.


앞서 한국 비트코인 거래소 유빗은 보유 자산의 17%를 해킹당한 뒤 파산하기도 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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